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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출소서 자라는 「두자매」/종로 가회파출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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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출소서 자라는 「두자매」/종로 가회파출소

입력
1993.09.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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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전 부모가출로 고아된 서지희·지연양/경관들·식당할머니 “친자식처럼…”거리의 소녀가 될뻔했던 어리 자매가 「파출소 사람들」의 따뜻한 보살핌속에 곱게 자라고 있다.

서울 종로경찰서 가회파출소 식당일을 하는 안옥순할머니(61·종로구 원서동 135의66)와 소장 김상진경사(52) 등 직원들은 서지희(9·재동국교2) 지연양(6) 자매를 친손녀·친딸처럼 보살펴왔다.

아버지가 90년 9월 돈벌러 일본으로 떠난뒤 소식이 끊기고,한달뒤 어머니마저 이웃집에 살던 안 할머니에게 『하루만 돌봐달라』며 아이들을 떠맡기고 가출,자매는 고아아닌 고아가 될 위기에 처했다.

슬하의 자녀가 모두 출가한뒤 혼자 살고 있던 안 할머니는 자매를 키워 지희양을 국민학교 입학시키는 등 친할머니 노릇을 했다.

식당일을 하던 할머니를 따라와 파출소에서 놀던 자매를 딱하게 여긴 김 소장 등은 매달 월급에서 5천원씩 갹출,이들의 생활비에 보태고 식사는 파출소내 식당에서 함께 먹도록 해줬다.

안 할머니는 『몇달전 소나기가 몹시 오던날 지희가 이웃사람들에게 할머니가 우산을 갖고 외출했는지 물었다는 말을 들었을때 눈물이 글썽했다』며 『밝고 명랑하게 커가는 애들이 고맙기는 하지만 가끔 어머니 소식을 물어올 때면 안타깝기 짝이 없다』고 말했다.

파출소를 놀이방 삼아 자라고 있는 예쁜 자매는 이제 가회파출소를 찾는 모든 주민들에게 파출소의 마스콧처럼 돼버렸다.

안 할머니는 아이들의 장래에 대해 『애들 부모가 돌아오면 부모품에 돌려보내야겠지만 친손녀처럼 귀엽고 사랑스런 지희 지연이를 어떻게 떠나보낼지 걱정』이라며 파출소에서 뛰놀고 있는 자매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김관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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