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시장 등 경제현장에서 「금융대란설」 「금융위기설」 등이 계속 떠돌고 있다. 당초에는 8월말 위기설 또는 9월초 「큰손」들의 자금 일시 인출설 등이 나돌았으나 8월말을 막상 파란없이 넘긴 지금은 「추석(9월30일) 위기설」 「10월 대란설」로 이어지고 있다. 10월 대란설은 연중 자금수요가 가장 큰 추석을 무사히 넘긴다해도 10월12일 실명제 시한이 끝난뒤에 예금인출 러시가 나타나 금융공황이 일어날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증권시장과 금융계 주변에서 맴돌고 있는 이러한 위기설들은 금융실명제 실시에 반대하는 계층에서 고의적으로 유포하는 것일 수도 있고 또한 나름대로의 상황판단에서 나온 우려의 표명일 수도 있는 것이다. 어떻든간에 실명제에 대한 불안 또는 공포심리가 팽배한데서 나온 것이라 할 수 있겠다.우선 정부측으로서는 이러한 불안심리를 진정시키기 위해 배전의 노력을 해야 한다. 실명제가 전격 단행된지 20여일에 불과하고 아직 실명전환 시한까지는 40여일의 시간이 남아있기는 하나 실명전환 실적은 저조하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현재 은행의 가명예금중 실명화의 실적은 16만8천7백계좌,4천2백27억원으로 전체 가명계좌,금액의 각각 14.4%,31%로 나타났다. 차명계좌는 이보다 훨씬 더 저조한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거액의 예금이 집중돼 있는 단자업계의 실명화 실적은 26일 현재 계좌는 39.4%(6만4천9백47개),금액 50.8%(12조6천3백63억원)인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보험계약은 8월말 현재 30%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역시 거액의 「검은 돈」은 기다려보자는 자세다.
정부는 「추석위기설」 「금융대란설」을 진화하기 위해 진력하고 있다. 한마디로 자금경색현상을 막기 위해 자금을 풀겠다는 것이다. 한은은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통화량 한도운영제를 잠정적으로 철폐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정부는 추석자금으로 4조5천억원 상당의 충분한 자금을 풀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10월12일 이후 현금인출 러시현상이 일어나는 경우 은행은 물론 제2금융권에 대해 충분한 자금을 공급하고 필요하다면 금융기관이 부족자금을 긴급 차입하는 콜시장에도 자금을 공급하겠다고 했다.
또한 중소기업과 영세사업자의 지원강화를 위해 중소기업 운전자금(6천억원),영세중소기업 안정지원금(4천억원),지방중소기업자금(8백30억원) 등이 소진되는 경우 추가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있을지 모를 금융공황에 대비해서 중앙은행의 발권력 등 모든 수단을 다 동원하겠다는 것이다.
정부로서는 일단 강력한 대응의지를 보여줬다 하겠다. 그러나 이것으로 충분치 않은 것 같다. 「검은 돈」들의 공포감을 덜어주는 유화책도 강화,병행할 필요가 있다.
「검은 돈」들도 전향적인 자세로 전환해야 한다. 정부와 「버티기」 게임을 한다면 그것은 무모하고 반사회적인 것이다. 악성루머는 잠재워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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