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차명통장 할인」으로 오히려 호황/버젓이 신문광고… 공직자등 손님끌어/수수료 받고 편법 현금인출 대행도금융실명제 실시로 수세에 몰릴 것으로 예상됐던 사채업자들이 오히려 「실명제 호황」을 누리고 있다.
사채업자들은 가·차명통장을 가져오는 검은돈 소지자들에게 통장잔고의 일정액을 떼고 현금과 통장을 교환하는 「통장할인(와리깡)」을 새로 개발해 가·차명통장에서 현금을 빼내주는 현금인출 대행을 하고 있다.
이들은 일간신문 광고란에 「CD매입」,「비실명으로 인해 고민하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고자 한다」는 등의 광고까지 버젓이 게재,손님을 끌고 있다.
사채업자들은 또 평소 거래하던 증권사 등 제2금융권 창구직원들에게도 『통장할인할 사람이 있으면 연락해 달라』며 손님을 구하고 있다.
사채업자들은 실명확인으로 신분이 노출돼도 무관한 중소상인 등을 골라 이름을 빌려 돈을 인출하거나 기업활동이 없이 법인으로만 등록돼 있는 유령회사를 통해 현금을 인출하는 등 세무조사를 피할 수 있는 편법 현금인출방법을 이미 마련하고 있다.
통장할인이나 현금인출대행의 주고객은 신분이 노출되면 곤란한 공직자나 자금출처를 대기 어려운 기업들의 비자금뿐만 아니라 무자료거래는 그간 세금을 탈루,고소득을 올려온 중소유통업체들.
모종합상사 섬유영업팀과장 김모씨(40)는 『섬우류 도매상들이 그간 무자료 거래로 얻은 이익금을 세무당국의 눈을 피하기 위해 가명통장에 넣어두었다가 금융실명제 실시로 현금인출이 어렵자 통장과 도장,비밀번호를 넘겨주고 현금과 맞바꾸는 통장할인을 하고 있다』며 『가명통장에 입금된 돈의 규모에 상관없이 1건만 적발되면 그간 탈루해온 세금이 모두 추징될까 우려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씨는 또 『무자료거래자들은 특시 실명제 실시이후 무자료거래의 노출을 피하기위해 결제대금을 은행온라인을 이용하지않고 007가방이나 여행용가방을 들고 직접 지방까지 출장가 수금해온다』며 『은행이 이자없이 돈벌이를 하던 온라인수요가 급감,실명제 실시로 사채업자들은 웃고 은행은 우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유승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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