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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분쟁 해결 「국제경찰역」 유지/미 신 국방계획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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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분쟁 해결 「국제경찰역」 유지/미 신 국방계획 분석

입력
1993.09.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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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주변 강력한 해군력 배치/F16기 단종등 대우방협력 “소홀”/무기체제에 최첨단 기술 접목 “세계 최고” 지향클린턴 대통령 취임후 미국의 국방정책이 바뀔 것이라는 예상은 계속 나왔다. 그 이유는 첫째,지난 반세기동안 미국 제1의 적이었던 소련제국이 무너졌고 둘째,미국의 경제가 연 3천억달러에 이르는 국방예산을 도저히 감당할 수 없기 때문이었다. 다만 국방비 감축정도를 두고 진보파와 보수파간의 대립이 있었다.

○러,민주주의 동행자

랜드,헤리티지,전략문제연구소(CSIS) 등 유수한 연구소들과 국가정책 입안자들 사이에는 국방비를 서서히 감축해야 한다는 주장과 세계가 변했으나 대폭 감축해야 한다는 주장이 대립해왔다. 대폭 감축해야 한다는 측의 주장은 대체로 소련의 해체와 미국이 더이상 국제경찰 노릇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지역안보문제는 우방과 긴밀히 협력하면 된다는 점 등이 이유였다.

1일 애스핀 국방장관이 공개한 새 국방계획안에서 대대적인 군비감축을 시도한 점은 이들 진보파들의 주장을 상당부분 받아들인 것처럼 보이지만 미국 방위전략이 여전히 전세계를 상대로 하고 있다는 점 등에서는 보수주의적 성격이 강하다. 보수주의 성격과 진보적 성향이 혼합된 「새국방계획」의 주요내용은 다음과 같다.

첫째 구 소련을 어떻게 볼 것인가의 문제에 있어서는 매우 진보주의적 입장이다. 러시아는 미국과 같이 민주주의의 길을 가고 있다고 판단,지난달 구 소련을 향해 설치했던 장거리 미사일 방어망을 대거 축소시켰다. 이 분야에서 무려 2백10억달러를 절감했다. 대신 향후 5년간 1백80억달러를 들여 지역분쟁용 중거리 미사일 및 지난날의 걸프전에서 보여준 패트리어트 미사일 같은 국지전쟁용 미사일을 대폭 개발할 예정이다.

둘째 국방개념에서 미국 영토를 지키는 축소적인 안보개념을 주장하는 진보적 입장과 세계를 대상으로 한 초강대국 유지입장중 클린턴 행정부는 초강대국 역할쪽을 택했다. 소련은 없어졌으나 세계의 곳곳에서 지역분쟁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필요하면 미군을 즉각 투입해 지역안정과 전쟁억지력을 지킨다는 것이다. 두곳에서 동시에 전쟁이 나도 이를 동시에 제압한다는 동시 승리전략을 채택하고 있는 것이다.

한 국방 고위관리는 이날 보고서 공개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두개의 가능한 전쟁지역의 예로 유럽과 동북아를 들었다. 유럽에는 10만 주둔군과 1백50대의 전투기를 배치해 안정과 전쟁억지력을 계속 행사할 것이며 동북아에는 한국과 일본에 9만8천명의 미군을 주둔시키는 한편 강력한 해군 함대 및 해병대를 배치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한다는 것이다. 세계를 감시하는 역할로서의 미 국방력을 유지하기 위해 미국은 현재 13척의 항공모함중 12척을 바다에 띄워놓아 긴급 구호군으로 활약하게 하는 한편 해병대 병력도 현 수준인 18만명선을 유지하는 것으로 돼있다.

셋째 우방국과의 무기체제 협력문제는 크게 고려하고 있지 않은 것 같다. 이 계획이 우방과 얼마만큼의 협의를 했는지는 극히 의심스럽다. 예를들어 한국은 율곡사업의 일환으로 미 공군의 주력기인 F16기의 도입과 기술이전을 약속받고 있는데 미국은 이번 계획에서 1994년이후 F16기를 생산중단시켜버리고 대신 스텔드기인 F22기를 주력으로 쓰기로 한 것이다.

○재래비행체제도 개선

넷째 이번 국방계획에 첨단기술을 총 집중하고 있다는 것이다. 해군의 중거리 폭격기 도입을 위한 AFX계획,공군의 다용도 전투기 계획인 MRF 계획을 포기하고 F22를 주력으로 쓰기로 한 이유에 대해 국방부 당국자는 F22가 적의 레이더를 피할 수 있는 최첨단 기술의 소산이고 또한 지상에 강력한 포화를 퍼부을 수 있는 첨단장비가 들어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패트리어트와 같은 단거리 미사일 방어미사일도 계속 개발할 계획이다. 또 소련에 대한 장거리 미사일 탐지 위성시스템인 밀스타를 폐기하고 더 정교한 미사일 감시 인공위성을 개발할 예정이다.

해군 전함을 현재의 4백33척에서 97척이나 줄이기로 하면서도 한 척에 20억달러가 넘는 최첨단 전략 핵잠수함 「시 울프」(Sea Wolf)는 그대로 생산하기로 한 것에서도 이번 안의 성격을 알 수 있다.

다섯째 일반 병력은 현재의 1백70만에서 1백40만으로 줄이고 공군의 종래 비행체제도 28개 전단에서 20개로 줄이는 등 비첨단분야에서 큰 비용감축을 시도하고 있다.

클린턴 정부는 이 계획을 곧 의회에 제출할 예정인데 보수주의측으로부터 너무 많은 병력감축,기지감축이라는 지적을 받을 우려가 있으나 국방정책이 일단 첨단쪽으로 간다는 점에서 승인에는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워싱턴=정일화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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