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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엣가시 제거” 초헌법 처방/옐친 「정적제거」 포고령 왜 나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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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엣가시 제거” 초헌법 처방/옐친 「정적제거」 포고령 왜 나왔나

입력
1993.09.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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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 등에 업고 「부정부패」 걸어/보수진영선 “교묘한 책략” 반발보리스 옐친 러시아대통령이 1일 알렉산데르 루츠코이 부통령의 권한을 일시 정지시킴으로써 자신의 개혁가도의 걸림돌을 제거하는 작업에 나섰다.

루츠코이 부통령은 그동안 사사건건 옐친의 개혁정책에 반대해왔으며 대통령 측근들의 부정부패 비리를 폭로하는 등 옐친을 강력하게 비판해왔다.

특히 최근에는 대통령선거가 실시되면 출마하겠다고 공공연히 발언하는 등 옐친의 눈엣가시같은 존재였다.

옐친은 현행 헌법상 제2인자인 루츠코이의 이같은 행동을 못마땅하게 여기고 그의 권한을 약화시키는 조치를 취해왔다.

루츠코이의 권한을 보면 ▲대통령이 부여한 임무를 수행하는 것 ▲대통령의 외국여행이나 휴가중 대통령을 대행하는 것 ▲국가안보회의 참여 ▲대통령의 사망 해임 등 유고시 대통령직을 승계하는 것 등을 들 수 있다.

옐친은 지난 3월 루츠코이에게 맡겼던 부패추방위원회 위원장직 등 행정부를 통제할 수 있었던 권한을 모두 박탈했다.

이어 지난 7월에는 대통령의 부재중 대통령을 대행하는 권한마저 박탈했으며 국가안보회의에 참석하는 것도 막았다. 결국 이번 부통령 권한의 일시 정지조치로 대통령의 유고시 대통령직을 대행한다는 권한마저 박탈하려고 하고있다.

옐친의 이같은 조치에 루츠코이는 강력하게 반발하고 나서 앞으로의 대결이 어떻게 될지 주목된다.

현 헌법상 대통령이 임의로 부통령을 해임할 수 있느냐 없느냐는 규정이 불분명하기 때문에 법리논쟁으로 볼때 루츠코이가 우세하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루츠코이는 부정부패를 저질렀다는 혐의로 모스크바시 검찰청에 고발된 상태이기 때문에 도덕적 관점으로 볼때 불리하다고 할 수 있다.

옐친은 최근 직속으로 있던 반부정부패위원회를 통해 루츠코이가 저지른 비리를 폭로한바 있다.

물론 루츠코이는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면서 결코 부정부패를 저지른 적이 없다고 발뺌하고 있다.

하지만 국민들은 언론들이 루츠코이의 호화별장들을 파헤쳐 폭로하는 바람에 루츠코이의 말을 불신하고 있는 상태다.

옐친은 부정부패의 추방만이 러시아를 살리는 길이라고 역설하면서 국민들에게 루츠코이 등 일부 보수파들이 엄청난 비리를 저지르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또 자신의 심복인 슈메이코 제1부총리도 함께 권한을 정지시킴으로써 부정부패 척결에는 성역이 없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옐친의 이같은 전략은 일단 표면적으로 성공한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보수파가 다수인 최고소비예트는 부정부패 논쟁에서 루츠코이가 희생당할 경우 자신들의 입지마저 흔들릴 것을 우려,반격에 나설 공산이 크다.

최고소비예트는 옐친의 포고령 발표의 적법성을 따질 것이 분명하고 루츠코이가 결백하다는 결론을 내릴 가능성이 높다.

어째됐든 9월 정국에 들어서자마자 옐친의 선제공격으로 러시아의 보혁대결은 더욱 첨예해질 전망이다.<모스크바=이장훈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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