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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전 대통령 진갑 “쓸쓸”/내일 퇴임후 첫생일… 만감교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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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전 대통령 진갑 “쓸쓸”/내일 퇴임후 첫생일… 만감교차

입력
1993.09.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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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국상황 불편에 자녀마저 모두 외국에/전씨,6년만에 생일선물 보내 “화해관심”2일(음력 7월16일)로 진갑을 맞는 노태우 전 대통령은 조촐하게 생일상을 준비하고 있다. 감사원의 재질의와 국회 국정조사가 맞물려 달갑지 않은 정국상황이 조성돼 있는데다 아들 딸마저 외국에 있어 퇴임후 연희동 사저에서 처음으로 맞는 생일은 어느 때보다 씁쓸한 잔치가 될 것 같다. 그러나 지난번 감사원 질의에 대해서 모처럼 공동보조를 취했던 전두환 전 대통령이 6년만에 처음으로 노 전 대통령에게 생일선물을 보낼 것으로 알려져 「두 연희동」이 화해의 길을 항구적으로 찾게 될지가 관심을 모으고 있다.

노 전 대통령은 자신의 진갑에 외부 손님을 일절 초청하지 않고 재임당시 수석비서관을 지냈던 20여명의 인사를 두팀으로 나누어 오찬과 만찬을 같이 할 예정이다. 연희동측은 또 가급적 그 날만은 방문객을 받지 않은채 전화로 생일인사를 받기로 하고 주위에 그같은 뜻을 알려졌다.

일본유학중 일시 귀국했던 외아들 재헌군은 지난달 30일 있은 어머니 김옥숙여사의 58회 생일에만 참석하고 학교수업 일정 때문에 31일 다시 일본으로 출국했다. 또 딸 소영양은 외화불법소지 사건으로 미국 법정에 재판을 받으러 출국한 이후 아직 귀국하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노 전 대통령 부부는 며느리와 손녀만을 데리고 생일을 보내게 됐다.

노 전 대통령은 당초 이같은 상황을 예상,가까운 지방에 내려가 조용하게 생일을 보내려했으나 감사원에서 서면질의서를 다시 보내오는 바람에 생일을 지낸후 내려가는 쪽으로 계획을 바꾸었다. 노 전 대통령은 또 『국정조사 등에서 함께 일했던 부하들이 증언을 해야하는 마당에 나만 혼자 편하게 쉴수는 없다』고 주변의 지방행 권유를 뿌리치고 있어 지방나들이는 또 다시 연기될 공산이 크다.

그러나 5공 청산과정에서의 앙금으로 지난 6년동안 옆동네에 살면서 「담」을 쌓고 지냈던 전 전 대통령의 부인 이순자여사가 김옥숙여사의 생일에 난 화분과 샴페인 한병을 선물로 보낸데 이어 전 전 대통령도 노 전 대통령의 진갑에 선물을 보낼 예정이어서 연희동 주변에는 모처럼 화기가 감돌고 있다. 노 전 대통령 부부가 재임중 전 전 대통령 부부에게 매년 생일선물을 보냈으나 전 전 대통령 부부가 답례를 하지 않아왔던 점에 비춰보면 분명 두 전직 대통령 사이에 변화의 분위기가 느껴진다. 전 전 대통령측은 이에 대해 『6공 때 생일선물을 보내지 않았던 것은 전임 대통령이 현직 대통령에게 선물을 잘 보내지 않는 관행때문』이라며 『따라서 이번 선물전달은 특별한 뜻이 없다』고 밝혔다.

한편 김영삼대통령은 노 전 대통령에게 난화분을,정부도 전직 대통령 예우규정에 따라 축하꽃바구니와 케이크를 최창윤 총무처장관을 통해 전달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측은 노 전 대통령이 재임시 최규하·전두환 전 대통령의 생일에 난 화분 이외에 술떡 생선 등을 보냈던 것을 감안,난 화분 이외의 선물을 보내느냐는 문제를 고심했었으나 최근의 정국상황을 고려,최소한의 성의표시에 그치기로 했다는 후문이다.<신재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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