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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조사 증인들 증언준비 이모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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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조사 증인들 증언준비 이모저모

입력
1993.08.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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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상규명 최선”­“당당히 응할 것”/「12·12」등 가·피해자 충돌예상/해외체류·구속자 대책도 “관심”12·12 율곡사업 평화의 댐 건설 등 3개 사안을 대상으로 31일부터 시작되는 국회 국정조사에는 모두 90명의 증인과 참고인이 신문을 받게 된다.

이중 증인은 58명,참고인이 32명. 이들은 현역의원과 전직 각료,전직 장성 등 당시 직책에 따라 다양한 경력을 가진 인사들이다. 또한 평화의 댐 핵심증인인 장세동 전 안기부장 등 다수가 수감중인가 하면 허문도 전 통일원장관 등 해외체류중인 인사도 많다.

이번 국정조사에서 신문을 받을 증인과 참고인들은 당시 직책이나 현재의 입장과 처지가 이처럼 제각각이긴 하지만 국회 소환을 앞두고 증언준비에 저마다 분주하다.

조사 주체인 국방위와 건설위원들은 이들의 당시 역할과 기능 등을 정밀분석,효과적인 조치를 위한 사전작업을 마친 상태이다.

○…이번 증언의 하이라이트는 피해자와 가해자가 맞설 12·12 쿠데타적 사건이다.

정승화 당시 계엄사령관 및 육군 참모총장,장태완 수경사령관,김진기 육군 헌병감 등이 피해자측 증언을 하게 되고 보안사령관 비서실장이었던 허화평의원과 보안사 인사처장으로 정 전 총장 연행작전을 지휘한 허삼수의원 등이 가해자측의 논리를 펴게 된다.

정 전 총장 등 피해자측 증인들은 진상을 밝히기 위해 최선을 다해 증언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정 전 총장은 12·12 군사반란의 핵심 주모자인 전두환·노태우씨를 증인에서 제외한 상태에서 국정조사가 이루어진다는데 유감을 표시하면서 국민의 대표기관에서 하는 조사이기 때문에 최선을 다해 알고 있는 것을 증언,국민들에게 12·12의 진상을 알리겠다고 밝혔다.

정 전 총장은 특히 12·12 당일밤 합수부측이 대통령의 재가도 없이 무장병력을 동원,계엄사령관인 자신을 납치한 것이 왜 군사반란인지를 중점적으로 증언할 계획. 정씨는 이와함께 당시 합수부측이 김재규 재판과정에서 10·26 사건과 관련,자신의 새로운 혐의가 드러났다고 했지만 이미 10·26 사건수사가 끝났고 1심 재판도 거의 끝난 상태에서 새로운 혐의란 있을 수 없었으며 허위사실을 조작해 연행명분으로 삼았던 점을 소상히 증언할 예정이다.

장 전 수경사령관은 『이번 국정조사는 12·12와 같은 사태의 재발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그 의미를 평가하고 『이번에 12·12 발생원인,진행상황,진압 실패원인 등 12·12의 종합적·입체적 진상을 밝혀야 한다』고 주문. 장 전 사령관은 또 12·12 발생원인과 관련해 군내부 사조직의 폐해와 위험을 중점 지적할 계획.

그는 또 12·12 진압실패와 관련,당시 군통수권을 제대로 행사하지 못한 최규하대통령과 노재현 국방부장관의 책임문제도 거론할 예정이다.

김 전 육군 헌병감은 합수부측의 정 총장 연행 행위자체가 정당치 못했고 허위사실에 입각해 이루어졌다는 것을 증언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 합수부측이 자위책으로 1공수여단과 9사단 1개연대 등의 병력을 서울로 불러들였다고 주장해온 것과 관련,『당시 반란진영은 육본 지휘부가 병력을 전혀 동원할 수 없는 처지에 놓인 것을 뻔히 알면서 대규모 병력을 동원하는 불법적인 과잉행동을 했다』면서 이 부분에 대한 합수부측의 불법성을 지적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가해측의 대표증인격인 두 허 의원은 담담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허화평의원은 『그동안 기회있을 때마다 당시의 특수상황을 설명했다』면서 『당당히 증언에 응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또 허삼수의원도 『당방침에 따를 생각』이라며 『증언을 거부할 이유가 없다』고 말하고 있다.

두 허 의원의 자기 주장은 피해자로서 증언대에 설 정 전 총장 김 전 육본 헌병감,장 전 수경사령관 등의 「계획적 조직적 범죄」 주장과 정면충돌할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율곡사업 관련증인중 가장 주목을 받는 것은 권영해 국방장관과 이상훈 이종구 전 국방장관.

최대 관심사항인 차세대 전투기사업(KFP) 기종변경을 둘러싼 의혹규명의 열쇠는 노태우 전 대통령의 조사대상 제외 및 김종휘 전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의 해외 장기체류로 이들이 쥐게 됐다.

율곡사업 기획관리실장과 국방부차관 등을 지내며 율곡사업에 깊숙이 관여한 권 장관은 그동안 국방위에서 여러차례 「시험」을 치른 만큼 증언을 피할 이유가 없다고 말하고 있다.

권 장관측은 『수차 밝혔듯 그때 그때 최선의 판단을 했으며 예산과 소요장비의 규모상 기종변경 등은 불가피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두 이 전 장관은 KEP 관련 증인으로 6일 1차 출석을 요구받고 있는데 『감사원 조사과정에서 이미 충분한 의사를 표했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편 삼성항공 대한항공 현대정공 대우조선 등 방산업체 대표들은 협력업체 선정과정에서의 특혜의혹과 로비설을 일축하겠다는 입장에서 선정당시의 관련자료 대비표 작성 등 사전준비에 들어갔다.

○…평화의 댐 건설에 대한 조사에서 야당측의 집중적인 추궁을 받을 인물은 장세동씨와 이학봉씨.

현재 구속중인 장씨는 금강산댐이 경제적 실익이 별로 없는데도 군병력이 대거 투입됐고,당시 북한 지도부가 공공연하게 서울을 물바다로 만들어 올림픽을 무산시키겠다고 엄포를 놓은 점 등을 수공판단의 근거로 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전 전 대통령이 내놓은 대국민해명서와 맥을 함께 하고 있으나 『안기부장의 독자적 판단에 의해 추진됐다』는 특유의 스타일을 재연할 가능성도 있다. 전 전 대통령의 해명서 작업에 일조한 이씨도 동일 노선이다.

평화의 댐 관련,또다른 관심인물은 정수창 당시 댐건설 추진 범국민 추진위원장. 정씨의 증인채택여부를 둘러싸고 여야간에 신경전이 전개될 정도였다. 정씨는 당시 상공회의소 회장으로 성금모금의 중계역을 했다. 따라서 청와대의 지시로 기업체에 성금을 할당했는지가 관심거리이나,기대하는 답변이 나올 가능성은 적을 것이라는게 중론.

이에 반해 야당은 반대의견을 개진한 성기수 전 공학연구소장,안수한 전 서울대 교수를 참고인으로 내세웠다. 안씨는 당시 건설부의 중앙하천관리위원으로 86년 6월 회의에서 금강산댐과 관련한 「이상한」 논의가 오가 그뒤로 아예 회의에 불참했다는 얘기를 할 예정이다. 성씨는 87년 과학기술처의 의뢰로 금강산댐의 규모를 연구한 결과 정부측 추정이 잘못됐다고 보고를 한 인물로 이번 증언에서 연구결과와 과정,정부측 계산의 오류를 밝힐 것으로 보인다.

○…막상 조사가 시작되는 시점에서 걸림돌로 부각되고 있는 것은 증언거부자 해외출국자 구속자들에 대해 증언을 강제할 마땅한 수단이 없다는 것. 참고인의 경우 처벌조항마저 없어 더욱더 그러하다.

현재 율곡사업 핵심증인인 김 전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을 비롯,박희도 정동호 권정달(이상 12·12관련) 마종인씨(GD사 에이전트) 등이 해외에 머물고 있으며 평화의 댐 관련증인들중 허문도 이재명 이희근 박정기씨 등도 해외에 체류중이다. 민주당은 「귀국명령」을 주장하며 이들의 해외도피를 막기 위한 「출국정지」 요구도 병행하고 있으나 실현 가능성은 미지수이다.

또 장세동씨를 비롯,율곡사업 관련자인 두 이 전 국방장관 한주석 전 공군 참모총장 김종호 전 해군 참모총장 정의승 학산실업 대표 등 구속자에 대한 대책도 주목된다.<황영식·이영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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