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입여부를 놓고 3년여동안 논란만을 계속해왔던 대학종합평가인정제가 내년부터 시행된다고 한다. 대학들이 협의기구인 한국대학교육협의회는 94년부터 원하는 대학에 대해 교육·연구·사회봉사·시설·경영·재정·대학원 등 7개 영역에 대한 종합평가를 실시,결과에 따라 「인정」 또는 「불인정」 판정을 공표하고 인정받게 되는 대학에 대해서는 학생정원조정·학과증설 및 행·재정 지원을 교육부가 유리하게 해주도록 한다는 것이다.대학의 자율적인 경쟁을 유도하고 학위과정에 대한 객관적 평가를 받게해 대학교육의 질적 향상을 도모하며 이제까지 막연했던 대학에 대한 평판에 객관적 평가기준을 제시하게 될 이 제도의 도입은 대학에 대한 사회적 신뢰도를 높여줌으로써 대학들의 발전을 위한 새로운 계기가 될게 분명하다. 일찍이 제도도입을 주장해왔던 우리는 큰 기대를 하게 된다.
사실 우리 대학들은 설립인가를 받아 개교하면 그후부터는 제멋대로 학교를 경영해온 것이 관행이었다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다. 학생대 교수비율·강의실·실험실과 기자재·도서관·장서보유수·기숙사 확보실태 등 모든 부문이 시대에 뒤떨어진 대학설치 기준령에도 못미치는 실정인데도 교육부는 실질적인 감독마저 손을 놓고 있고,대학들은 배짱만으로 버텨오고 있는 것이 우리의 현주소라 할 수 있다.
그런데도 대학들은 대학 간판만 달고 있으면 학생들이 넘쳐난다. 언제까지 우리 대학들이 이처럼 열악한 교육여건속에서 안주하며 정부의 지원부족 타령만하고 있어도 되는 것일까. 두뇌와 실력의 경쟁이 더없이 치열해질 21세기를 코앞에 두고서도 대학교육을 지금처럼 4년동안 캠퍼스나 드나들다마는 식으로 방치해도 되는 것일까.
우리가 앞으로 국제사회에서 살아남으려면 대학들이 먼저 적자생존의 경쟁을 통해 질높은 대학교육을 해낼 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 우리는 대학들이 자발적으로 택한 「선의의 경쟁선언」에 박수와 격려를 아낌없이 보내고자 한다.
대학들은 평가결과를 겁낸다거나,대학의 서열화를 꺼려 종합평가받기를 두려워해서는 안된다. 실상대로 평가받고 분발하는 계기로 활용하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임해야 한다. 사학들의 경우가 특히 그러하다. 어려운 재정여건이나 교육환경을 숨김없이 드러내 보여주고 그 어려움의 정도를 국민들로부터 이해받을 수 있을 때,사학들에 대한 불신의 장벽은 허물어지게 될 것이다. 그렇게 함으로써 대학들에 대한 신뢰성을 되찾게 될 때 사학들이 그렇게 바라는 기여입학제 도입과 진정한 산학협동의 길도 트이게 될 것이다.
대학들의 「선의의 경쟁선언」이 우리 대학교육을 한차원 높이는 선진화로의 지름길이 되기를 고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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