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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 뜻 한데모으기(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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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 뜻 한데모으기(사설)

입력
1993.08.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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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일제의 조선총독부 건물을 빨리 허는 쪽으로 방침을 굳힌 것으로 보인다. 다시 말해서 국립중앙박물관이 옮겨 앉을 새 건물을 짓기전에,될 수 있는대로 빨리 헌다는 것이다.그동안 총독부 건물을 헌다는 정부의 결정은 기술적·실무적 관점에서 비판의 소리가 꽤 강하게 제기돼왔다. 그 안에 들어있는 국립중앙박물관의 귀중한 유물들을 함부로 끌고 다니란 말이냐는 비판이다. 이러한 비판은 새 박물간을 지어 국립중앙박물관을 옮긴 다음에 헐어야 된다는 주장이다.

문화재 훼손을 걱정하는 이러한 비판은 물론 귀담아 들어야 될 소리임에 틀림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우리는 광복 반세기가 되도록 민족적 정체성의 상징인 경복궁을 총독부 건물이 가로막고 선채로 있다는 것은 더이상 용납될 수 없다는 점을 강조한바 있다.

그런 뜻에서 될 수 있는대로 빨리 헐자는 쪽으로 정부의 입장을 굳히기를 다시 한번 촉구하고자 한다.

문제는 약 2만점의 국립중앙박물관 소장유물중 상설 전시중인 7천여점이다. 나머지 유물은 총독부 건물과는 관계없이 지하수장고와 지방국립박물관에 소장돼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7천여점의 상설전시 유물은 제3의 시설에 옮길 수 있을 것이고,물의와 비판의 대상이 됐던 전쟁기념관 건물을 가장 유력한 후보로 꼽을 수 있다는 점도 지적한바 있다.

국립중앙박물관 당국이나 문화재를 아끼는 모든 사람들이 다 함께 경복궁 복원과 총독부 건물 철거라는 역사적 과업에 힘을 모아주기를 기대하고 싶다.

여기에 일부 애국단체들이 총독부 건물 철거비용에 보탬이 되자는 모금운동을 벌일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광복회와 한국독립동지회는 이미 2백만원과 1백만원의 성금을 본사에 기탁했고,전국민을 대상으로 모금운동을 펴기로 했다.

이러한 모금운동은 「돈」보다는 민족적 정체성과 자긍심을 되찾고 확립하기 위해 국민 모두가 힘을 모으고 다 같이 「동참」한다는데 뜻이 있다.

광복 반세기만에 총독부 건물을 허는 만큼 그 재원의 큰몫은 당연히 정부가 져야 할 것이다. 그러나 큰돈이건 작은 돈이건 민족공동체의 구성원 모두가 기여한다는 사실도 중요하다.

우리는 한푼 두푼 전 민족이 모은 성금이 총독부 건물을 이 땅위에서 청산하는데 힘을 모았다는 기록을 남기고 싶다. 그것은 총독부 건물을 헐었다는 사실 이상의 정신적 자산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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