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정·공화계 “사조직 해체지시 불구 재기”/민주계 “단순 친목도모 활동… 별 일 아니다”/“JP가 최형우의원 견제” 시각한동안 조용하던 민자당이 민주산악회 문제로 점차 시끄러워지고 있다. 더욱이 민주산악회가 당내 민주계의 오랜 사조직이라는 점과 관련,이 문제는 민정·공화계와 민주계 사이의 해묵은 감정싸움으로 번질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특히 최근들어 당 대표로서의 발언권을 강화하고 있는 김종필대표와 민주산악회의 장형격인 최형우 전 사무총장 사이에 미묘한 기류가 흐르면서 문제가 증폭돼가는 양상이다.
문제의 발단은 지난 26일 오세응의원(성남 중원·분담)이 여의도 중앙당사를 찾아오면서 비롯됐다. 오 의원은 김 대표와 황명수 사무총장을 만나 『지역구의 모지방 신문사 사장이 민주산악회를 표방,지역구 활동을 벌이고 있어 공조직의 동요가 심하다』며 사조직을 정비해줄 것을 당 지도부에 공개적으로 촉구했다. 또한 민정계의 중진의원인 이춘구의원(제천시)이 민주산악회 제천시지부장인 김모변호사가 산악회 회원을 3천명으로 확대하고 민주계 실력자들과의 관계를 내세우고 있어 골머리를 썩이고 있다는 사실도 당내에 전해졌다. 이밖에 지난달에는 원외지구당 위원장인 정창화 전 의원(대구 수성갑)도 산악회 지부장인 김모씨가 대선때의 공헌도를 내세우며 『다음번에는 내가 위원장이다』라고 공언하고 다닌다고 중앙당에 불만을 제기해 대변인이 나서 『위원장을 교체할 계획이 없다』고 발표까지 했었다.
이렇듯 주로 민정게 위원장들로부터 민주산악회에 대한 불만이 제기되자 김 대표는 급기야 28일 『당 총재도 이 문제에 대해 많은 걱정을 하고 있다』면서 황 총장에게 당조직 정비차원에서 사조직 문제를 정리하도록 지시하기에 이르렀다. 김 대표는 조용직 부대변인을 통해 『김영삼대통령이 이미 모든 사조직을 해체하라고 지시했는데도 불구하고 각 지구당에서 하계수련대회를 갖는 등 버젓이 간판까지 내걸고 분란을 일으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민주계측에서는 전혀 다른 입장을 보이고 있다. 황 총장의 경우 오 의원의 항의방문을 받은 자리에서 『별 일 아닌 것 가지고 괜히 그런다』는 식의 반응을 보였다는 후문이고 민주산악회 사람들을 「관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최형우의원측도 『민주산악회는 이미 해체됐고 다만 마음에 맞는 사람들끼리 산에 다니는 것까지 문제삼을 수 없지 않느냐』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당내에서는 김 대표가 새삼 산악회 문제를 들고 나온 것은 다분히 최 의원을 의식한 것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김 대표는 최근 사석에서 『최 의원의 행적을 윗분(대통령)도 좋지 않게 생각하더라』라고 말해 은근히 최 의원의 활발한 행보에 제동을 걸었고 이를 전해들은 최 의원도 상당히 불쾌해했다는 후문이다. 따라서 중국방문이후 산악회 사람들과 많은 접촉을 갖고 있는 최 의원에 대해 김 대표가 사조직 문제를 빌미로 견제의 선수를 친 것이라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신재민기자>신재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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