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 지속… 부양책 없을땐 속락/회사채도 안팔려 기업자금난 가중 우려증권시장에 먹구름이 짙게 깔리고 있다.
실명제 충격에서 빠른 속도로 벗어나던 주식시장이 지난주들어 「급락장」으로 반전,증권시장은 주식과 채권 모두 침체양상을 보이고 있다. 특히 9월의 자금사정이 악화될 가능성이 높아 증권시장 침체가 장기화될지 모른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주식시장은 지난주 6일동안 종합주가지수가 44.57포인트 하락했다. 월요일부터 연 5일간 48.52포인트 이상 떨어진뒤 토요일에 3.95포인트 올랐다.
○투자자들 실망매물
실명제 실시 3일째(시장개설 기준)인 16일부터 토요일이 21일까지 6백66에서 7백34로 68포인트 급등하던 시장분위기와는 전혀 딴 판이다. 거래도 큰폭으로 감소,일평균거래량이 1천6백여만주로 전주에 비해 절반이상 줄었다. 또 하루 1천억원 이상씩 늘어나면서 투자심리회복에 결정적인 기여를 했던 고객예탁금도 증가세가 정체됐다.
한주사이에 주식시장은 왜 표변했을까. 크게 두가지로 요약되고 있다. 첫째는 정부의 증시부양책이 나오지 않자 부양책 실시 직후 단기차익을 노리던 투자자들이 「실망매물」을 쏟아내고 있기 때문이다. 토요일에 주가가 오른 것도 『이번주 월요일에 증시관련 중대발표가 있다』는 루머가 강력하게 작용했다. 따라서 이 루머가 「허위」로 밝혀질 경우 주가가 속락할 가능성이 높다. 일부 투자자들은 지난 27일 대유증권 명동지점에서 증시부양책을 촉구하는 집회를 가진데 이어 월요일인 30일 하오에도 서울 여의도 증권거래소 정문앞에서 시위를 계획하고 있다.
둘째는 경기에 대한 우려다. 올 상반기중 국민총생산 증가율이 3.8%에 그쳤다는 한국은행 발표가 기폭제 역할을 했다. 투자자들은 실명제로 금리가 상승,기업의 자금난은 가중되는 반면 실물소비는 늘고 저축은 줄어 물가가 오르는 등 경기부진이 장기화될 것 같다고 판단하고 있다.
○기관투자자가 관건
이번주 주식시장에 대해 증권분석가인 엄길청씨는 『자율반등은 기대하기 어렵다. 투신 증권 은행 등 기관투자자가 어느 정도 주가하락을 저지하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9월의 주식시장 여건은 어두운 편이다. 먼저 추석자금(9월30일) 등으로 자금시장이 경색될 가능성이 높고 최대 주식투자자인 투신사의 경우 보장형 수익증권이 만기도래하기 시작,투자여력이 감소하기 때문이다. 한편 9월은 지난 10년간 월초 대비 월말 종합주가지수가 6번 상승,8월(3번 상승)에 비해 전통적으로 강세장을 보여왔다.
○…채권시장은 실명제 충격에 비틀대고 있다.
실명제 실시직전 연 13.55%였던 3년 만기 회사채는 14%를 돌파,28일 현재 14.45%를 기록했다. 이에 비해 금융기관의 자금사정을 반영하는 콜금리는 13%대의 하향세를 보이고 있어 대조를 이루고 있다.
○무기명 장기채 값폭락
특히 거래가 부진,회사채를 발행하고도 팔리지 않아 발행사가 되가져 가는 리턴현상까지 급증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기업들의 자금사정은 더욱 악화되고 있다. 한편 실명제 실시전에 인기를 끌었던 무기명 장기 국공채는 실명제 실시이후 중간수집상들이 자취를 감추면서 환금성이 크게 떨어져 가격이 폭락하고 있다.<김경철기자>김경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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