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철도로 연일 나라안이 떠들썩하다. 서울부산을 2시간대에 주파,반나절 생활권이 눈앞에 닥쳤다느니,10조원이 넘는 투자비가 가져오는 산업 파급효과 또한 엄청나 경제활성화가 이뤄진다느니 하는 기대부푼 예측이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다.프랑스 언론이 TGV의 핵심기술이전에 따른 부머랭현상을 경고하는 보도까지 나와 마치 금방이라도 우리가 고속철도차량을 제작할 수 있는 것처럼 분위기를 들뜨게 만든다.
이점만 부각되는 상황에서 지역간 불균형이 지적되다가 급기야는 재정이야 나중 일이라는듯 호남고속철도 건설계획도 발표됐다.
그러나 이제 환경보호 관계자들의 목소리를 한번쯤 되새겨보고 공사가 한창인 시험구간(대전천안) 인근 주민들의 하소연도 귀기울이며 역기능을 생각해볼 때다.
가장 심각한 것은 소음. 지난해 고속철도 건설공단과 환경처가 발표한 충청권 시험구간 최종 환경영향평가에 의하면 고속철도는 기존철도(70데시벨)보다 소음공해가 훨씬 크다.
고가다리를 고속열차가 지날때 부근 5백∼7백m 떨어진 곳은 75∼82.9데시벨,평지는 74∼82.9데시벨이나 된다.
옆사람과 대화를 나누기 힘들 정도다. 몇초간이라 하더라도 3분에 한번씩 반복된다면 견디기가 거의 불가능하다. TGV는 93데시벨로 독일 ICE의 89데시벨보다 높다.
철도주변 4백m 이내는 전파방해로 TV시청도 특수안테나 없이는 어렵다. 뿐만 아니라 폭 18m로 야산을 가로지르는데다 3분간격 운행으로 야생동물의 이동을 차단,생태계 파괴도 예상된다.
환경처는 고속철도 주변 50m 이내 주거지역은 이주를 원칙으로 하고 방음벽이나 수림대 설치로 소음을 줄여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그러나 공단측은 아직까지 여기에 대해선 구체적 계획을 밝히지 않고 있다.
국민의 생활에 큰 변화를 몰고올 고속철도는 빠르고 편안한 새교통수단이지만 자연훼손과 주변의 희생을 대가로 달린다면 빠른 건설만이 능사는 아니다.
내가 고속철도를 타고 갈 때 철도주변에 사는 사람들이 귀를 막아야하는 모습을 상상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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