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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3.08.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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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는 역사의 지평에서도 자꾸 멀어져 가고 있다. 6·25 전후세대가 벌써 40대에 이르렀다. 전쟁의 상처는 아직까지 남아있는데 고난의 세월은 옛 이야기가 되어 저 멀리서 가물거린다. 6·25의 기억은 파편처럼 흩어져 있을 뿐이다. 휴일 새벽의 기습남침,피란과 후퇴,유엔군 참전,9·28 수복,중공군의 인해전술,또 작전상 후퇴,그리고 통한의 휴전선 고착…. 이런 수난의 자취가 색바랜 기록영화의 장면처럼 흘러간다. 우리에게 6·25는 무엇을 뜻하는가. ◆「마지막 참전용사」가 현역을 떠난다. 한가닥 감회로만 넘기기엔 아쉬움이 남는다. 정육진대령의 군력은 바로 6·25의 비극을 상징한다. 당시 중학교 재학중인 17살의 나이에 학도병으로 입대,바로 소총병으로 참전했다. 생사의 고비를 넘은 것이 한두번이 아니었을 것이다. 「6·25 고참」은 월남전에도 다녀왔다. 1950년대의 젊은 세대가 겪어야 했던 고통스런 체험이다. 역사에 묻혀가는 한시대의 아픔은 좀체 잊혀질 수가 없다. ◆지금은 분단의 시대에서 통일의 시대를 내다보는 시기이다. 분단상황에서 조명한 6·25와 통일이후의 그것은 과연 같은 것일까,아니면 다른 것일까. 달라진다면 어떻게 달라질는지 아직은 미지에 속한다. 현재로서 6·25의 비극은 해소되지 못하고 정리도 안되었으며 미완의 과제가 그대로 쌓여있다. 체험의 6·25와 역사의 6·25가 올바로 정립될 시기에 왔다. ◆마지막 참전용사의 퇴역은 체험의 6·25가 역사의 무대로 옮겨감을 뜻한다. 현역을 떠나는 체험세대의 당부가 간절하다. 「전후세대는 6·25의 아픔을 이해해 달라」는 것이다. 노병의 감상만이 아닐 것이다. 전후세대가 이 아픔을 알아야 통일이후가 밝아진다. ◆「역사가 망하는 것보다 더 슬픈 것은 없다」고 구한말의 문장가 창강 김택영은 깊은 교훈을 남겼다. 역사를 일으켜 세우고 지키는 것은 과거를 잊지 않음이다. 「역사의 6·25」를 위해 끊임없는 질문을 던져야 하겠다. 왜 동족끼리 싸우고 피를 흘렸는가,6·25는 우리에게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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