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문제 교착 공식접촉 어려워 「유엔차명」/북서 자료제공땐 상호신뢰 회복에 도움미 국무부의 한 대변인은 25일 주한 유엔군 사령부와 북한이 6·25 전사자 유해송환 및 전쟁 실종자 문제해결을 위한 실무단을 구성키로 합의한 사실을 논평없이 확인했다.
6·25 미군 실종자문제는 사실 미·북한 정치접촉이 선행조건으로 주장해온 것이었다.
그러나 양측이 아직 핵문제 해결을 둘러싸고 뚜렷한 해결책을 찾지 못한 상태기 때문에 공식 조사단을 구성하기 보다는 유엔군의 이름을 빌려 북한과 유해송환 및 실종자문제를 다루기로 합의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번 합의는 미·북한 관계진전의 한 실마리가 될 것이 분명하다.
왜냐하면 미국으로서는 지난 40년간 실종자문제 및 유해송환 문제를 북한측이 성의있게 다뤄주기를 지속적으로 요청했으나 한반도 의미있는 회답을 받지 못했으며 1990년 5월이후 북한으로부터 4차례에 걸쳐 48구의 미군유해를 받은 것이 전부이다. 그러나 이미 송환된 유해도 미군유해라는 아무런 증거가 없어 만일 이번에 조사단이 구성되면 미국으로서는 처음으로 직접 북한 땅에 들어가 과학적인 조사를 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북한은 북한대로 전쟁이후 「절대로 타협할 수 없는 적」으로 비난해온 미군을 일단 북한 땅으로 불러들이게 되는 것이라서 양측이 공동조사단을 구성한다는 것 자체가 상호 신뢰구축을 위한 큰 디딤돌이 된다.
6·25전쟁 3년간 미군 3만3천6백29명이 전사했으며 부상자 10만3천2백84명,전쟁포로 7천1백40명,실종 8천1백77명을 기록했다. 월남전 참전 9년동안 전사자 4만7천명,부상자 15만명에 비하면 한국전의 미군 사상자수가 훨씬 높은 비율이다.
그런데 지금까지 북한은 미군 사상자나 실종자는 물론 한국군 사상자나 실종자에 대해서도 믿을만한 통계를 전혀 내놓지 않고 있다. 미군 기록에 의하면 포로의 경우 총 7천1백40명중 4천4백18명이 포로교환으로 귀국했으며 나머지 2천7백1명은 사망,그리고 21명은 송환거부로 북한에 남은 것으로 돼있다.
북한이 공동조사단을 구성하고 이들 포로사망자에 대한 정보를 사실대로 내놓는다면 양국간의 상호 신뢰는 그만큼 커질 것이다. 실종자 8천1백77명의 행방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이중 3백여명은 실종자로 분류돼있지 않기 때문에 이들이 어쩌면 북한에 아직도 살아있을지 모른다는 추측을 낳고 있다.
현재 하와이의 미 육군 유해감식소에 전달돼있는 48구의 북한송환 유해중 서양인으로 밝혀진 것은 불과 몇구에 지나지 않는다. 특히 이들 유해들이 미군이었다는 증거가 없어 앞으로 조사단이 구성되면 이런 의문들이 하나씩 풀려나갈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월남전 실종자 및 유해송환 문제의 진전속도에 비춰보면 이 문제가 수개월 또는 1∼2년 사이에 큰 성과를 거두리라고 단정할 수 없다. 월남전 실종자문제의 경우 이미 존 베시 전 합참의장이 단장이 돼 5년째 활동을 해오고 있지만 아직도 만족할만한 결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미국은 아직도 베트남이 전쟁 실종자 문제에 대해 솔직하지 못하다고 비판하면서 베트남에 대한 경제제재조치를 풀지 않고 있다. 미국은 실종자 문제의 현지 조사가 시작된지 5년만인 지난 7월에야 국제통화기금(IMF)의 지원만을 풀어 주었다.<워싱턴=정일화특파원>워싱턴=정일화특파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