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일변도정책 탈피 「93년 선언」 실천/”당 위상제고·위원장 재선 포석” 추측도일본 연립내각의 정치개혁담장 장관인 야마하나(산화정부) 사회당 위원장이 9월4일부터 3일간 한국을 방문한다.
현직 사회당 위원장으로는 처음 한국을 찾는 야마하나는 김영삼대통령,김종필 민자당 대표,김윤환 한일 의원연맹 회장 등 한국정부와 정당의 주요인사들을 만나 사회당의 대한반도 정책을 설명하고 한국과의 관계강화 방안을 협의할 예정이다.
그의 방한은 종전 북한 일변도였던 사회당 정책의 획기적 변화를 뜻한다. 사회당의 장기간에 걸쳐 한국을 의도적으로 무시해왔다.
65년 체결된 한일 기본조약을 「헌법위반」이라고 부인하는 한편 북한을 한반도의 유일한 합법정권으로 인정해왔다.
또 전두환대통령 시절 북한 공작원에 의한 아웅산 테러사건이나 그후 일어난 KAL 폭파사건 때도 북한을 옹호했는가 하면 북한의 독재나 개인 숭배체제를 「훌륭한 사회주의」(도이 전 위원장)라고 예찬하여 안팎의 웃음거리가 되기도 했다. 『우리들이 시퍼렇게 살아있는 동안은 위원장의 방한을 용인치 않겠다』고 기세등등했던 좌파세력들도 야마하나 위원장의 이번 한국방문에 제동을 걸지 못했다.
야마하나의 방한은 그의 끈질긴 요청으로 성사됐다. 지난 1월 위원장에 취임한 야마하나는 「책임정당으로의 구각 탈피」를 내세워 자신의 방한을 위한 환경조성에 나섰다.
지난 3월 전국서기장 회의에서는 한일 기본조약을 무조건 승인하는 한편 한국과의 우호관계를 확립키 위해 당내에 「한일위원회」를 신설했다.
이어 6월에는 당의 체질개혁 등에 대한 강령적 문서인 「93년 선언」을 발표했다. 이중 한반도정책에는 ▲한일 기본조약 승인 ▲남북한과의 대등한 평화인권외교 추진 ▲핵확산금지조약과 남북한 비핵화 실현 ▲무력이나 테러에 의하지 않은 한반도 통일에 적극 협력한다는 등의 내용을 담았다.
그러나 한국정부는 사회당이 전당대회를 통해 당의 한반도 정책전환을 공식화해줄 것을 요구하며 그의 초청을 미뤄왔다. 그러던중 일본의 정계개편으로 사회당이 연립정권의 제1당이 된데다 야마하나 위원장이 일본 정치개혁의 핵심포인트에 오르게 됨에 따라 그의 방한희망을 계속 거부할 명분이 없어졌다.
일본에서는 야마하나 위원장이 방한시기를 9월초로 잡은데 대해 9월 하순으로 예정돼있는 사회당 위원장선거를 앞두고 자신의 입지를 강화하기 위한 방편이라고 추측하면서 그가 전후처리 문제에 관해 일본의 국익을 저해하는 발언을 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그는 최근 기자회견에서 『사회당은 사할린 억류 한국인문제,한국인 피폭자문제,종군위안부 문제,재일 한국인 인권문제 등의 해결에 앞장서온 자부심을 갖고 있다』면서 일본의 전쟁책임 문제는 보상의 형태를 통해 해결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야마하나 위원장의 방한 성과는 두고봐야겠지만 이를 계기로 사회당의 위상이 한층 높아질 것은 분명하다.
한국으로서도 공산당을 제외한 일본의 모든 정당과 관계정상화를 이룬 셈이 돼 대일 외교에 큰 보탬이 될 것으로 보인다.<도쿄=이재무특파원>도쿄=이재무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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