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자원공·대형공장·한전·환경처25일부터 남부지방에 또 1백㎜가 넘는 비가 내리는 등 올 여름의 기상이변으로 여름산업이 큰 피해를 입고 농촌에서는 시름이 깊어가지만 날씨덕을 보는 곳도 의외로 많다.
7월 중순부터 계속된 저온현상은 8월들어 더욱 심화돼 7월 평균기온이 22.8도,8월은 25일까지 23.0도로 3.1도 낮았다.
강우량도 7월 3백14.6㎜로 예년보다 35.3㎜ 많았고 8월에는 25일까지 3백40㎜로 무려 1백50.7㎜ 더 많았다. 장마가 끝났는데도 8월들어 25일까지의 강우일수는 18일을 넘었으며 일조시간은 84.5시간으로 예년평균 1백51.8시간의 절반수준이다.
이에따라 벼수확이 당초 목표보다 3백만섬가량 감소할 전망이며 고추·깨 등 발작물도 큰 타격을 입고 있다.
그러나 전국 9개 다목적댐을 관리,서울시 등 79개 지방자치단체에 생활용수 22억6천5백만톤,공업용수 20억톤 등을 공급하는 수자원공사는 사정이 다르다.
여름철에 비를 넉넉히 받아놓아야 다음해 갈수기까지 탈없이 보내는 수자원공사측은 『소양댐 등 다목적댐의 수위가 예년보다 4∼12m 높아져 부자가 된 기분』이라며 다우를 반겼다.
많은 공업용수가 필요한 큰 공장들도 비가 싫지 않다. 1년에 약 6천2백만톤의 물을 사용하는 포철 포항공장은 『88년에는 여름에 비가 적게 와 가을부터 「용수비상」이 걸리는 등 공장전체가 애를 먹었다』며 『올해는 용수원인 영천댐에 물이 가득,1년 걱정 덜었다』고 밝혔다.
한국전력도 비와 무관하지 않다. 지난해 수력발전량은 48억6천만㎾/h로 전체 전기생산량의 3.7%였으나 올해는 7월까지 수력발전량이 35억1천4백만㎾/h로 작년 같은 때보다 20% 늘었고 비중도 4.3%로 높아졌다.
8월에는 수량이 더욱 풍부해져 시설용량을 거의 1백% 가동,수력발전량이 작년 8월에 비해 30%이상 증가했다. 수력발전은 기존설비만있으면 추가생산비가 들지 않으므로 늘어난 전기생산량은 공짜로 얻은 셈이다.
한전측은 『수력은 무공해 에너지로 생산량만큼 화력발전이 줄어 공해방지에도 한몫한다』고 말하고 있다.
환경처도 잦은 비로 공기중의 오염물질이 씻겨져 대기오염이 크게 개선됐다고 희색이다.
하지만 날씨덕을 보는 사람들도 한결같이 『농사가 걱정』이라고 농민들에 대한 미안감을 표시하고 있다.<이원락기자>이원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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