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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철언재판」 법정 밖으로 비화/사우나·홍 여인집 곧 현장검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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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철언재판」 법정 밖으로 비화/사우나·홍 여인집 곧 현장검증

입력
1993.08.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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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재연”·“상식이하 발상” 대립속/박 의원 거부… 홍씨 참석도 미지수박철언의원(52·국민당)의 알선수재사건 담당재판부가 5차 공판기일인 9월14일 이전에 현장검증을 실시키로 해 법정공방이 법정 밖까지 비화되게 됐다.

서울형사지법 9단독 김희태판사가 검사와 변호인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할 현장검증의 장소는 홍성애씨(43·여) 소유였던 서울 종로구 평창동 2층집과 하얏트호텔사우나 탈의실.

슬롯머신업자 정덕일씨(44)가 90년 10월 초순부터 11월께까지 007가방에 담은 헌수표 등 5억원과 1백만원권 수표 1억원을 박 의원에게 2차례에 걸쳐 주었던 장소라고 검찰과 법정에서 진술한 곳이다.

우선 홍씨가 전소유주였던 평창동집의 경우 정씨가 박 의원과 단둘이 10분간 대화하면서 007가방을 전달한 장소라고 주장하는 현관문 옆의 방이 주 현장검증 장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현장검증에서 정씨에게 당시 사용했던 007가방과 비슷한 가방에 노란 줄이 묶인 수표사본 다발 등을 담아 나오게 해 당시 상황을 재연케 할 예정이다.

반면 변호인측은 현관 옆방이 원래 운전사나 가정부의 거처인데다 이 방을 지나쳐 화장실로 가게되는 점을 지적,뇌물을 전달할 만큼 은밀한 장소가 못되며 VIP라 할 수 있는 박 의원에게 화장실 옆에 있는 방을 제공한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키 어렵다고 주장한다.

문제는 지난달 20일의 2차공판을 일주일 앞두고 미국으로 출국,귀국하지 않고 있는 홍씨가 현장검증에 참여할지 여부다.

홍씨없이 현장검증이 진행될 경우 정확한 상환재연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검찰은 홍씨가 돌아오지 않을 경우 대역을 쓰겠다는 입장이나 변호인들은 대역으로는 당시 상황을 정확히 판단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하얏트호텔 사우나 탈의실에서의 현장검증은 과연 뇌물전달 장소로 적합한지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많은 사람이 이용하는 장소에서 뇌물을 전달했다는 것은 무리한 짜맞추기식 수사의 방증이라는게 변호인들의 일관된 주장이다.

또 변호인측은 당시 이 사우나에 박 의원 일행이 있었는데도 노련한 로비스트가 분별없이 돈을 전달했다고 믿기 어렵다고 주장해 왔다.

이에 반해 검찰은 돈을 전달한 장소가 구석진 곳이고 정씨가 박 의원이 먼저 욕탕에서 나와 옷을 갈아 입을때 옷장속의 윗도리를 직접 꺼내 안주머니에 1백만원권 수표다발을 넣은 후 뒤에서 옷을 입혀 주었던 점에 비춰 충분히 전달가능한 상황이었다고 주장해 왔다.

이 두 장소에서의 현장검증에 박 의원이 참석할 것인지도 관심거리다. 박 의원은 24일의 4차공판에서 『돈을 받은 사실이 없어 참석하지 않겠다』고 밝혔었다.

그러나 검찰은 『재판부가 거부하면 인형을 대역으로 사용할 계획이지만 피고인없는 현장검증은 있을 수 없다』며 재판부에 박 의원 참석을 요청할 방침이다.<이진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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