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 도매상·슈퍼마켓은 “먹구름”음지가 있으면 양지가 있다.
금융실명제실시로 사채시장이 꽁꽁 얼어붙어 영세중소기업들이 자금난에 허덕이고 무자료거래를 관행처럼 해온 도매시장에는 찬바람만 불고 있지만 이 와중에도 장밋빛 청사진을 그려보는 업종은 있다.
백화점 편의점 투자자문회사 여행사 리조트산업. 언뜻보면 아무 관련도 없을 것같은 이들 업종이 금융실명제시대의 총아로 부상하고 있다. 이들 업종은 무자료거래나 가명계좌,변칙적인 상속·증여,사채시장 등 우리경제의 암적인 존재들이 사라짐으로써 빛을 보게 된다는 공통점을 갖고있다.
물론 아직까지는 암달러상이나 금은방 심지어 현금 세는 기계제조업체와 무인경비시스템 업체 등이 「금융실명제특수」를 누리고있으나 반짝경기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금융실명제가 정착되면 지하경제가 거의 소멸되고 귀금속 밀수도 근본적으로 차단되기 때문이다.
백화점과 편의점이 금융실명제 실시로 얻게될 이익은 바로 금융실명제의 긍정적인 효과덕분이다.
금융실명제실시로 세운 상가나 용산전자상가,청량리 영등포일대의 식음료품도매시장,남대문·동대문 일대의 의류도매시장이 타격을 받는 것은 무자료거래가 사실상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유통문제전문가들은 금융실명제의 실시에 따라 중간도매상 및 슈퍼마켓의 몰락과 이들의 경쟁상대인 백화점 및 편의점의 부상을 점치고 있다. 백화점협회의 한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세원노출로 인해 중간도매상에 비해 백화점의 가격경쟁력이 떨어졌으나 앞으로는 취급물량이 많아 오히려 더싼 값에 팔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투자자문회사의 경우 사채시장의 소멸로 갑자기 잠적해버린 지하경제의 뭉칫돈들이 몰려들 것을 기대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보험회사나 연금 기금 등 기관고객이 주류를 이루던 투자자문회사의 고객층이 개인위주로 바뀔 것이라는 성급한 분석마저 나오고 있다.
경제전문가들은 또 가명계좌 등을 통한 변칙적 상속·증여가 불가능해짐으로써 문화적인 소비수준도 높아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부의 세습이 어려워지면 그만큼 소비가 늘어난다는 말이다.
대우투자자문의 진수형부장은 『금융실명제 실시에 따라 국민들이 생활방식도 달라질 것』이라며 『실명제 실시국가가 그렇지않은 나라보다 저축률이 떨어지고 소비지출 비율도 높다』고 지적했다.<박정태기자>박정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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