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많은 사람들이 「놀란 가슴」을 안고 살아가는 것 같다. 「깜짝쇼」라는 요상스런 신조어가 자주 등장하는 것을 보아서도 그렇다. 「놀란 가슴」의 특징은 가슴이 심히 두근거리고 열이 나며,맥이 풀려 어찌할바를 모르게 되는 것이다. 「가슴이 두근반 세근반 한다」거나 「놀란 장닭처럼 허둥댄다」는게 모두 그런 증세의 서민적 표현이다. ◆의학용어로는 「놀란 가슴」을 심계항진증 또는 심박급속증이라고 한다. 미주신경마비,교감신경자극,심장장애 등에 의해서도 맥박수가 급히 증가하지만,육체적 과로나 정신적 흥분이 심해 그런 증세가 오기도 한다. 대책으로는 원인질환 치료와 함께 규칙적 생활,충분한 수면 및 과로방지와 기분전환 등이 있다. ◆실명제 전격실시가 요즘의 대표적 깜짝쇼로 지칭되면서 우리 사회에 심계항진증후군이 퍼지고 있는게 예사롭지 않다. 청와대 대변인의 우스갯성 중대발표 예고 한마디가 화폐교환설 등으로 증폭을 거듭한 끝에 때아닌 증시폭등장세를 빚은 것이라거나 「동아투금」사건으로 예금인출 소동이 난 것 등이 모두 그런 증후군의 반영이다. ◆그만큼 놀라게 했으면 지금부터는 앞뒤가 분명하고 사려깊은 처신과 대책으로 국민들의 뛰는 맥박을 가라앉혀 줄 때이다. 그런데 대통령이 결단을 내렸다고 참모조차 어설픈 흉내이고,또다른 고위당국자는 사전 검토도 없이 「동아투금」 엄벌을 큰 소리쳐 예금인출 소동을 부채질 했는데 검찰 일부에서는 오히려 법적 처벌에 난색을 표한다는게 아닌가. ◆실명제 실시의 보완을 놓고서도 손발이 안맞는 일들이 잦다고하는 소리가 들린다. 금융기관과 증시를 통해 「큰손」들이 구제될 여지는 물렁하게 열어주면서 한편으론 국민 겁주는 자금출처 조사,세금추징 등 엄포연발이니 갈피잡기가 어렵다. 당국이 국민앞에 좀더 겸손하고 성실해져야 「놀란 가슴」들도 진정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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