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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원봉사 보람속 조국배워/엑스포「숨은 일꾼」동포청소년(엑스포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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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원봉사 보람속 조국배워/엑스포「숨은 일꾼」동포청소년(엑스포통신)

입력
1993.08.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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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백여명 국제관등서 통역·안내·상담 활약/발전모습에 긍지·일부관객 무질서엔 “눈살”「엑스포를 통해서 조국을 배우자」

개막이후 갈수록 열기를 띠고있는 대전 엑스포에 수많은 해외동포 청소년들이 자원봉사자·도우미 등으로 참여해 조국에 대한 배움의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개발도상국에선 처음으로 열리는 엑스포」라는 자부심으로 머나먼 이국땅에서 달려온 이들 동포 청소년들은 엑스포를 이끄는 숨은 일꾼으로서 한몫을 톡톡히 해내며 아울러 이 기회를 통해 우리 문화·풍습을 배우기 위해 애쓰고 있다.

현재 엑스포장에서 일하고 있는 동포 청소년들은 2백여명 안팎. 유창한 외국어 실력을 갖춘 이들은 대부분 국제관에 소속되어 전시장에서 통역·상담·안내 등을 맡고있다.

어렸을때 한국을 떠났거나 그곳에서 태어난 이들 동포 청소년들은 더듬거리는 우리말로 관람객들과 만나면서 비록 뿌리는 한국인이지만 정작 이해하기 힘들었던 한국인의 사고방식과 생활풍습을 몸으로 익히고 있다.

일본관에서 일하고 있는 허필화양(25·일본 고베거주)은 『개별기념관을 둘러보면서 새삼 일본에 못지않게 발전하고 있는 조국의 모습에 자랑스러움을 느꼈다』면서 『이번 엑스포에서 조국의 젊은이들과 많은 대화를 통해 그들의 관심사와 의식구조를 알고 싶다』고 밝혔다.

미국관에는 에드 최군(22) 등 현재 미시간주립대(MSU)에 재학중인 한인학생 6명이 「떼거리」로 와 모국도 배우고 한미 양국간 인식을 넓히는 가교역을 자임하고 있다. 이를 안 미시간주립대 총동창회는 20일 엑스포장에서 5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환영을 겸한 즉석동창회를 열기도 했다.

루마니아관과 체코관에서 도우미로 일하고 있는 이승희양(23·미국)은 『미국에서 태어나 이번에 처음으로 조국땅을 밟았다』며 『이번 기회에 우리말 하나 만큼은 확실히 배우고 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또 베트남에서 일하고있는 선우민양(20·독일)은 『어머니의 권유로 이번 엑스포에 참여하게 됐다』며 『독일에서 태어나 그곳에서 죽자라 사고방식이 부모님과 달라서 그동안 많이 싸웠는데 이번 엑스포를 통해 부모님의 생각을 이해할 수 있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조국에 대한 그리움과 설렘을 안고 일하는 이들에게 엑스포장에서 벌이지고 있는 일부 관람객들의 무질서와 몰지각한 행동은 누구보다 부끄럽고 가슴 아프게 다가온다고 한다.

17년만에 처음으로 한국을 찾아 엑스포에 자원봉사자로 일하고 있는 이재정(25·캐나다 토론토대 4년)·혜정(23·토론토대 3년) 자매는 『남보다 먼저 들어가려고 새치기를 하거나 깨끗한 엑스포장에서 아무데나 침을 뱉는 관람객들의 모습을 보면서 무척 부끄러운 생각이 들었다』고 아쉬워했다.<대전=박천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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