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력의 승리” 아시아진출 교두보 계기/알스톰사 “한국 기술축적후 수출가능”프랑스는 서울부산간 고속철도사업에 자국의 TGV가 선정된 것을 매우 반기며 경제적 실리이상의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프랑스는 한국정부가 정치적 고려를 완전 배제하고 경제적 기술적 차원에서 공정한 심사를 해준다면 TGV가 선정될 것이라는 자신감을 처음부터 가져왔다.
그만큼 TGV는 프랑스에 있어 국가적 긍지인 동시에 자국 산업기술의 국제적 자존심을 대표하는 상징으로 여겨져왔다.
프랑스정부는 한국정부의 TGV 선정에 공식적인 논평은 삼가고 있다. 이는 고속철도사업이 정부의 적극적인 후원을 받아왔지만 어디까지나 민간차원인데다 경쟁에서 탈락한 독일의 입장을 염두에 둔 때문이다. 대신 비공식적으로 한국정부의 결정을 크게 평가한다는 뜻을 내비추고 있다. 특히 다음달 14일부터 3일간 프랑스 대통령으로서는 최초인 미테랑 대통령의 방한을 앞두고 있는 프랑스정부로서는 큰 외교적 부담을 덜었다고 할 수 있다.
TGV의 사업자인 GEC 알스톰사 등 프랑스 재계 및 산업계는 한국정부의 결정을 대대적으로 환영하고 있다. TGV의 한국 진출에 사운을 걸다시피한 알스톰사는 마치 오랜 전투에서 승전보를 얻은 것 같은 경축분위기이다. 한국정부의 결정을 주시해온 프랑스 언론들도 주요뉴스로 보도,한국무드가 조성되고 있는 느낌이다.
알스톰사는 20일 기자회견을 갖고 앞으로 한국이 생산하는 TGV는 제3국으로의 수출과 기술이전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회사의 피에르 빌제 사장은 한국이 앞으로 관련부품을 독자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되면 TGV를 수출할 권리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알스톰사는 계약체결을 위한 앞으로의 최종 협상에서 가격이 인하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프랑스는 TGV의 한국 진출에 상징적 의미를 두고 있다. 이는 태평양과 대서양을 TGV로 연결한다는 프랑스의 원대한 구상이 실현될 수 있다는 가능성의 출발이기 때문이다. 부산을 시발로 만주와 시베리아를 거쳐 동유럽,서유럽 주요도시와 도버해협을 건너(TGV 해저터널) 영국까지 TGV를 깔겠다는 구상이다.
TGV의 한국진출은 또한 아시아의 교두보 구축이라는 차원에서 프랑스측에는 더없이 귀중한 승리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TGV는 앞으로 대만의 타이베이카오슝 고속철도사업에서도 유리한 발판을 마련한 셈이다.
무엇보다도 일본의 영향권내에 있는 아시아에 TGV를 진출시키는데 성공했다는데 프랑스는 큰 자신감을 느끼고 있다.
프랑수는 그동안 TGV의 한국진출을 위해 정부와 기업이 일관성있게 협조하면서 노력해왔다.
미테랑 대통령이 직접 큰 관심을 보여 89년 11월 노태우 전 대통령이 방불했을땐 한국정부가 원치 않았던 TGV 시승을 성사시키기 위해 엄청난 외교적 공세를 펼쳤었다. 지난해 가을에는 유럽공동체(EC) 국가중 마지막으로 한국산 자동차에 대해 시장을 개방했다.
이제 한불관계는 최고의 밀월시대를 맞게 됐다. 현재 양국관계에 큰 현안은 없으나 3억달러 가량의 한국의 대불 무역역조가 개선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됐다.
그러나 프랑스 못지않게 한국과 EC와의 협력관계에서 주요국인 독일측에 돌아간 외교적 부담을 해소해야 하는 숙제도 안게 됐다.<파리=한기봉특파원>파리=한기봉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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