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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3.08.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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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공업의 메카 울산에 산업평화가 왔다. 현대중공업 노사분규가 지난 19일 타결됨으로써 지난 6월5일 현대정공의 파업으로 시작됐던 울산소재 현대그룹 계열사 9개사들의 노동쟁의가 76일만에 완전히 해결됐다. ◆현대그룹측에 따르면 이번 분규에 의한 피해는 매출액 손실만 따져 자동차 4천57억원,중공업 2천9백30억원 등 9개사 총 8천5백64억원이었다고 한다. 이 가운데는 수출차질액 4억6백만달러가 포함돼 있다. 또 협력업체 매출손실분 4천6백33억원까지 합한다면 총 매출손실액은 약 1조3천2백억원에 상당한다. 불황으로 기업의 생산활동 증대가 극히 아쉬운 상황이라는 것을 감안한다면 엄청난 손실이다. ◆불행중 다행이라면 분규가 공권력 개입 일보직전까지 갔었으나 노사의 자율협상에 의해 마무리됐다는 점이다. 지금까지 현대그룹 계열사들의 중추인 자동차와 중공업의 노사분규는 「비합법적 쟁의」­공권력 개입­노조집행부의 검거내지 잠적 또는 와해­조업재개 등이 되풀이 되는 악순환이었다. 이번 쟁의에서는 노조들은 준법쟁의를 벌였던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정부가 이번에는 상대적으로 노사 양측 사이에서 가능한한 「중립적인 중재자」의 노력을 했던 것도 노동계에서는 인정되고 있다. ◆그러나 이번 분규에서 노·사·정 등 3자 모두는 교훈을 얻어야 할 것 같다. 뭣보다 현대그룹 계열사들의 노사는 왜 그들만이 연례적으로 노사분규를 치러야하나를 성찰해야 한다. 현대그룹은 노사 양측이 모두 「거칠다」 「강인하다」는 것으로 외부에 알려지고 있다. 상호간에 불신의 벽이 높은 것이 걸림돌인 것 같다. 풀어야 하는 책임도 양당사자에게 있다. 정부는 역시 제3자다. 「중재자」로 끝나는 것이 최선일 것이다. ◆미·일·EC 등 경제선진국들의 노사는 대결보다 협력이 보편화 돼있다. 산업평화의 시대를 구가한다. 가뜩이나 국제경쟁력이 취약한 우리로서는 노사 대결의 때가 아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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