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공업의 메카 울산에 산업평화가 왔다. 현대중공업 노사분규가 지난 19일 타결됨으로써 지난 6월5일 현대정공의 파업으로 시작됐던 울산소재 현대그룹 계열사 9개사들의 노동쟁의가 76일만에 완전히 해결됐다. ◆현대그룹측에 따르면 이번 분규에 의한 피해는 매출액 손실만 따져 자동차 4천57억원,중공업 2천9백30억원 등 9개사 총 8천5백64억원이었다고 한다. 이 가운데는 수출차질액 4억6백만달러가 포함돼 있다. 또 협력업체 매출손실분 4천6백33억원까지 합한다면 총 매출손실액은 약 1조3천2백억원에 상당한다. 불황으로 기업의 생산활동 증대가 극히 아쉬운 상황이라는 것을 감안한다면 엄청난 손실이다. ◆불행중 다행이라면 분규가 공권력 개입 일보직전까지 갔었으나 노사의 자율협상에 의해 마무리됐다는 점이다. 지금까지 현대그룹 계열사들의 중추인 자동차와 중공업의 노사분규는 「비합법적 쟁의」공권력 개입노조집행부의 검거내지 잠적 또는 와해조업재개 등이 되풀이 되는 악순환이었다. 이번 쟁의에서는 노조들은 준법쟁의를 벌였던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정부가 이번에는 상대적으로 노사 양측 사이에서 가능한한 「중립적인 중재자」의 노력을 했던 것도 노동계에서는 인정되고 있다. ◆그러나 이번 분규에서 노·사·정 등 3자 모두는 교훈을 얻어야 할 것 같다. 뭣보다 현대그룹 계열사들의 노사는 왜 그들만이 연례적으로 노사분규를 치러야하나를 성찰해야 한다. 현대그룹은 노사 양측이 모두 「거칠다」 「강인하다」는 것으로 외부에 알려지고 있다. 상호간에 불신의 벽이 높은 것이 걸림돌인 것 같다. 풀어야 하는 책임도 양당사자에게 있다. 정부는 역시 제3자다. 「중재자」로 끝나는 것이 최선일 것이다. ◆미·일·EC 등 경제선진국들의 노사는 대결보다 협력이 보편화 돼있다. 산업평화의 시대를 구가한다. 가뜩이나 국제경쟁력이 취약한 우리로서는 노사 대결의 때가 아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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