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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이변… 예탁금 밀물/“붕락” 예상 빗나가/주가도 빠른 회복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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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이변… 예탁금 밀물/“붕락” 예상 빗나가/주가도 빠른 회복세

입력
1993.08.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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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분간 실명제 방패역할” 기대/일반투자자들 현금들고 몰려주식시장이 이변을 계속 쏟아내고 있다.

실명제를 실시했는데도 이번주부터 증시자금이 폭발적으로 증가,실명제 실시 이전보다 오히려 2천5백억원 이상 늘었다. 주가도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실시이후 5일 가운데(시장개설 기준) 3일간 하락한 반면 2일간 상승했다. 그 결과 종합주가지수가 7백10선을 돌파하며 실명제 실시이전 수준에 근접했다.

실명제가 진짜 실시되고 있는지 의아할 정도로 주식시장이 호조를 보이고 있다. 실명제 실시직후만해도 모두들 『주식시장의 붕락은 불가피하다. 회복하는데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실명제가 얼마나 대단한 개혁인지는 주식시장의 진통을 보면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었다. 주식전문가들조차 어리둥절해하고 있다.

증시자금의 대표적 척도는 고객예탁금. 주식을 사기 위해 증권사에 맡긴 돈이다. 17일 현재 2조7천여억원으로 실명제 실시직전인 12일보다 2천5백99억원이 많다. 실시 첫날인 13일 1백9억여원이 감소했으나 14일에 약 2백23억원이 증가했고 이번주 들어서는 증가세가 폭증세로 발전,월요일에 1천2백77억원,화요일에 1천1백99억원이 늘었다.

특이한 점은 신규 고객예탁금의 절대액이 불특정 다수인 일반투자자들이고 자금도 현찰이 많은 점. 평소 수표대 현금의 비중이 9대 1 정도였으나 이번주 들어서는 6대 4 정도로 현찰 비중이 크게 증가했다. 또 억대 이상의 거액도 제법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증권 박명준 자금부장은 『월요일과 화요일에 각각 1백33억원과 1백29억원이 들어왔다. 평소보다 훨씬 많은 수준이다. 특이한 점은 자금이 전국에서 골고루 들어왔고 또 자금의 현찰비중이 유난히 높으며 기관보다는 일반투자자의 자금이 많다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고객예탁금은 전일치까지 집계할 수 있기 때문(18일의 경우 17일치가 하오 5시이후에 집계됨)에 18일치는 아직 알 수가 없으나 최근 증가세로 보아 최소한 감소하지는 않을 것 같다고 증권사 직원들은 전망하고 있다.

이같은 고객예탁금 강세로 주가도 강세를 보이고 있다. 고객예탁금이 증가하면 매수세가 증가,종합주가지수도 대체로 오르기 때문이다. 18일 종합주가지수는 전일보다 24포인트 이상 오른 7백13. 실명제 실시직전인 12일의 7백25보다 12포인트 정도 하락한 수준이다. 지난 월요일 25포인트가 급등할 때만해도 『일시적인 현상이다. 뾰족한 이유없이 이처럼 큰폭으로 오르면 반드시 폭락이 뒤따른다. 따라서 이번주는 등락이 극심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면 돈은 왜 증시로 몰리고 어디서 나온 걸까. 여러가지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중에서 가장 큰 이유로 꼽히는 것이 정부의 부양책을 겨냥,주가상승시 단기차익을 남기려고 한다는 지적이다. 즉 부양책이 나오면 최소한 며칠이라도 주가가 급등하고 이 기간에 운용만 잘해 상당한 이익을 남기겠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는 것이다. 또 하나의 유력한 분석은 「주식시장 상대적 우위론」이다. 즉 실명제로 각 금융권이 「매」를 다같이 맞지만 주식시장에 가해지는 「매」가 가장 약하다는 것이다. 실제 상당수의 투자자들이 정부가 주식양도 차익에 대한 과세는 현 대통령 재임시 하지 않겠다고 밝히는 등 다른 금융권보다 상당한 「배려」를 하고 있어 당분간 주식시장이 실명제에 대한 「방패」역할을 할 것이라고 믿고 있다. 또한 유입액은 주로 투신사 수익증권과 은행의 저축성예금에서 빠져나온 것으로 분석되고 있으며 1만원권으로 금고나 장롱속에 「돈사재기」를 했던 돈도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김경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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