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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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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3.08.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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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실명제 실시로 우리 정치풍토는 어떻게 달라질까,「깨끗한 선거 맑은 정치」가 실현될 수 있을까. 정치하면 부패라는 말이 먼저 떠오르는 부정적 인식을 말끔히 씻을 수 있을까. 더러운 손과 검은 돈으로 뒤얽혀 있던 정경유착 관계는 끊을 수 있을까. ◆실명제라는 것이 혁명적인 경제조치임에 틀림없으나 동시에 정치적 결단이기도 하기 때문에 이런 파급효과를 묻지 않을 수 없다. 그동안 우리 사회는 정치가 모든 것을 좌지우지해오다시피 했기에 더욱 정치에 미칠 영향에 대해 궁금해 하지 않을 수 없다. 공직자의 재산공개로 한차례 바람을 맞기도 했던 정치권이 또 긴장하고 있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우리가 관심을 갖는 것은 전반적인 정치행태가 달라질 것이냐는 것이다. 막대한 자금을 가지고 운영되어온 보스정치·계파정치가 사라질 것인가 하는 것도 관심사다. 만일 더러운 손과 검은 돈의 결탁이 이뤄질 수 없다면 그런식의 정치는 없어진다고 봐야 옳을 것이다. 돈이 없는 보스는 자신의 정파를 유지 관리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지금과 같은 방대한 규모의 정당조직을 상설운영 하는 현상이 없어질 것이냐는 것도 궁금증의 하나이다. 중앙당과 시도지부 그리고 1백37개의 지구당을 상시 유지관리하는데는 많은 돈이 든다. 이를 마련하기 위해서는 비정상적인 방법과 수단을 동원할 수 밖에 없다. 어느 나라에도 찾아볼 수 없는 정당 조직의 이상비대증은 이제 근본 치유가 되지 않으면 안된다. ◆비정상적인 정치자금의 통로를 실명제로 막는 대신 깨끗한 자금을 조성할 수 있는 길을 터주어야 한다. 정당 선거 정치자금 등에 관한 법을 손질해서 깨끗한 정치풍토를 만들 수 있는 제도적 보완장치가 뒤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이 작업은 정치인들 스스로가 지혜를 모아 추진해야 한다. 실명제처럼 대통령의 긴급명령으로 이뤄질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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