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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정상화 “기지개”/은행예금 늘고 증시자금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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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정상화 “기지개”/은행예금 늘고 증시자금 급증

입력
1993.08.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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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세금리 13% 유지… 단자·투신만 “썰물”금융실명제 시행 4일째인 17일 증시를 비롯한 금융시장은 빠르게 정상화 조짐을 보이기 시작했다. 실명제 충격으로 미동도 않던 시중자금이 증시로 대거 유입되기 시작했고 마비상태였던 사채시장도 부분적이나마 할인업무를 개시했다. 가·차명 계좌의 실명전환이 본격화되고 실명계좌의 확인도 제법 이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과 단자 등 금융기관의 예금과 대출도 별 증감이 없었으며 시중 실세금리도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현찰거래가 늘면서 현찰통화가 늘고 있는 것을 제외하면 금융권이 그동안의 혼란에서 벗어나 정상을 되찾고 있는 것이다.

▷금융권◁

은행권 예금은 다소 증가하기 시작했으나 단자 투신은 일부 예금 인출현상이 지속됐다. 하지만 2금융권을 이탈한 자금은 대부분 증시로 유입된 것으로 추정돼 당초 우려했던 제도권 금융기관 밖으로의 자금탈출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한국은행이 8대 은행 40개 점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은행권 수신은 13일 4천4백억원이 증가한뒤 14,16일(15일은 일요일) 각각 1백억원대로 감소했으나 17일에는 다시 소폭이나마 증가한 것으로 추정됐다.

특히 요구불예금은 연일 큰폭으로 늘고 있어 주목된다.

그러나 단자 예금은 13∼14일 모두 1천5백억원이 줄었고 투신사의 공사채형 수익증권은 14∼16일 8백억원 정도 감소했다.

보험 상호신용금고 신탁 등 2금융권 기관들의 여수신은 거의 변동이 없었다. 이에따라 회사채 콜금리 등 시중실세금리는 연 13% 선에서 보합세를 유지하고 있다.

실명제 시행이후 잠적했던 사채 전주들이 하나둘 다시 나타나기 시작,일부 업무를 개시했다. 사채시장에서는 아직 중소기업의 어음할인은 거의 되지 않고 있지만 카드대출과 부동산 담보대출은 종전대로 해주고 있다.

한편 한국은행이 10대 은행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실명계좌는 13,14일 양일간 모두 금액기준으로는 16.7%,계좌기준으로는 3.8%가 각각 실명확인 절차를 마친 것으로 나타나 실명확인이 예상밖으로 빠르게 진전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이중 차명을 실명으로 전환한 계좌는 1만3천계좌에 5백억원에 불과했다.

▷주식시장◁

실명제 실시이후 16일까지 3일동안(일요일 제외) 주식시장은 고객예탁금이 1천4백억원 가까이 증가했다. 특히 16일에는 1천3백억원이 늘어 올들어 하루 증가액으로는 두번째 규모를 기록했다.

당초 주식시장은 가·차명 계좌 등 얼굴을 드러내기 싫어하는 자금이 상대적으로 많아 실명제 실시로 금융기관중 가장 결렬한 속도로 자금이 빠져나갈 것으로 예상됐었다. 그래서 주식 관계자들은 예탁금 급증을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일이다. 주가에 이어 두번째 「이변」이다』라고 말하고 있다.

특히 16일 늘어난 고객예탁금의 대부분이 주식시장 밖에 있던 외부자금이 증시로 유입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초단기 매매차익을 노린 투자자와 『실명제는 중장기적으로 호재다』라고 판단한 소신투자자들이 이들 유입자금의 주류라고 할 수 있다. 대신증권 지정웅 자금부장은 『1백억원(16일)이 늘었다. 거의 1백% 개인투자자 자금이다. 깨끗한 개인 돈이 몰려드는 것 같다』고 말했다.

고객예탁금이 이처럼 계속 증가하면 전체 금융시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즉 예탁금의 증가로 증권사의 자금사정이 호전되면 증권사의 콜자금 수요가 감소,콜금리 등 단기성 자금의 금리가 하락하기 때문이다. 7월의 경우 고객예탁금이 지속적으로 감소하자 증권사들이 자금난을 극복하기 위해 전체 콜자금의 87%를 끌어쓰면서 지난해말 13.41%이던 콜금리가 17.11%(7월말)로 뛰어오르기도 했었다.<이백규·김경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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