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장기 호재” 인식·부양책도 기대이변이 생겼다. 실명제를 피해 주식시장을 탈출할 것으로 예상됐던 일반투자자들이 적극적인 투자를 하며 실명제 이변을 만들고 있다.
실명제 전격실시로 붕락위기에 몰릴 것으로 예상됐던 주식시장은 16일 실명제 실시 3일만(시장개설 기준)에 종합주가지수가 급반등했다. 종합주가지수가 급반등했다. 종합주가지수는 25포인트 오른 6백91.69. 거래량도 2천9백여만주로 실명제 실시 이전보다 오히려 늘었고 상승종목수는 7백94개로 올들어 가장 많았다. 이같이 주가가 V자로 급반등하고 또 반등시기가 단기간에 도래할지는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다. 대부분이 『이번주부터 하락폭이 둔화될 것이다. 그러나 급반등은 전혀 기대할 수 없다』고 전망했었다.
급반등의 주역은 일반투자자들. 이날 거래된 전체거래량의 80% 이상이 일반투자자들의 몫이었다. 이 바람에 기관투자자와 외국인 투자자들이 뒷전에 밀렸다. 특히 기관투자자는 실명제 후유증을 최소화한다는 차원에서 적극적인 「매수공세」를 펴며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기대됐었다.
일반투자자들이 자칫 큰손해를 볼 수도 있는 위험을 무릅쓰고 주식을 왜 샀을까. 크게 근인과 원인으로 나누어진다.
직접적인 이유는 증시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이다. 상승국면으로 접어들지는 않더라도 부양책으로 최소한 단기간 반등,초단기 차익을 노리자는 투자심리가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이날 주식시장에는 외국인 투자한도 확대,주식저축 부활,증시안정채 3조원 발행,증권사 외화차입 허용 등 온갖 호재성 소문이 난무했다. 또 하나는 「폭락뒤에 폭등」이라는 주식시장 투자자들의 오랜 「신념」이다. 대우증권 유근성 투자분석부장은 『어느 정도 예상했다. 「자율반등」 또는 「반발매수세」는 증권시장에서 뗄래야 뗄 수 없는 특성이다. 일반투자자들은 「위기를 사라」라는 증권속설에 따른 것이다』라고 분석했다.
보다 근본적인 이유는 실명제에 대한 일반투자자들의 호감. 그동안 세차례에 걸친 실명제 추진과정에서 국민들의 뇌리에 『실명제는 좋다』 『단기적으로는 악재지만 중장기적으로 호재』라는 인식이 박혔다. 또 올들어서 주식시장에 일주일에 한번꼴로 실명제 전격실시설이 나돌고 공직자 재산공개 준비과정에서 전문투자자들인 「큰손」이나 주식을 위장분산해 놓은 대주주,공직자 등이 대거 주식시장을 빠져나간데다 아직 빠져 나가지 못한 이같은 자금이 「관망세」를 보이고 있는 것도 한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그러나 16일의 급반등은 「탈실명제쇼크」라고 해석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한진투자증권 유인채상무는 『이번주에는 등락이 크게 엇갈릴 것 같다. 특히 증시부양책이 기대보다 빈약할 경우 제2의 대폭락이 예상된다』고 말했다.<김경철기자>김경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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