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불짜리 고액권 선호/하룻새 2천여원 뛰기도/실명제여파·화폐개혁설까지 나돌아금융실명제 실시로 검은돈 소지자 등이 금융기관 이용을 기피하면서 신분노출의 우려가 적고 현금화가 손쉬운 달러에 대한 수요자금증,암달러시장이 활기를 띠고 있다.
서울 남대문 시장일대 등 암달러시장에서는 금융실명제 실시전인 지난 12일까지 2백달러당 8만5백원 선에 형성되던 암달러시세가 14일 8만3천원으로 오른데 이어 15일에는 1천원가량이 더 오른 8만4천원선에 거래됐다.
이같은 암달러시세급등은 1백달러 한장으로 8만여원을 보관하는 효과가 있는데다 근거모를 화폐개혁설까지 겹쳐 수요자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15일 남대문시장과 명동의 암달러시장에는 일요일인데도 불구,실명제 실시이전의 평일보다 2배가량 많은 달러수요자들이 찾아 암달러상들과 흥정을 하고 있었다.
이들은 대부분 1백달러짜리 고액권을 선호했고,특히 손가방에 1만원권 현금뭉치를 가져와 달러를 사는 사람들이 눈에 많이 띄었다.
남대문시장의 50대 여자암달러상은 『한동안 외환관리규제완화 등으로 은행보다 싼 8만5백원(1백달러당)에 팔아도 손님을 구하지못했었다』며 『금융실명제 실시이후 모두 달러를 구하기 위해 혈안이 됐다』고 말했다.
명동입구의 40대 암달러상은 『달러시세가 9만원을 넘는때도 있었다』며 『지금 달러를 사두면 돈벌이가 될 것』이라고 부추기기도 했다.
암달러상인들은 또 달러를 팔려고 찾아온 매도자들에게도 은행보다 1천원정도 높은 8만5백원을 주고 사는 등 이들을 놓치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썼다.
상인들은 1백달러짜리 고액권 달러보다 5∼20달러짜리는 값을 낮게쳐주어 『이전엔 가격이 똑같았는데 왜그러느냐』는 항의를 받기도 했는데 『달러를 구하는 사람들이 고액권만을 원해 어쩔수 없다』고 설득했다.
이날 1만∼2만달러씩의 달러를 내다파는 매도자들도 줄을 이어 암달러시장은 금융실명제 실시로 당분간 활기를 띨 전망이다.
재무부 외환정책관계자는 『외화도피를 위해 불법적으로 달러를 사모으는 사례가 늘어나고 금융실명제 실시에 따른 심리적요인이 가수요를 발생시켜 이같은 현상이 일어나는 것 같다』며 『현재 1만달러 이상을 집에 보관할 경우 명백히 외환관리법을 위반하는 불법행위』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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