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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것이 왔다” 재계 부산/긴급대책회의 소집 내용파악 주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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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것이 왔다” 재계 부산/긴급대책회의 소집 내용파악 주력

입력
1993.08.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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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축적자금 과세에는 이의/“큰타격 없다” 개혁정책 지지도주요 재벌그룹들은 금융실명제 실시가 전격 발표되자 『이미 예상된 일』이라면서도 경악을 감추지는 못하는 표정. 대부분의 그룹들은 실명제의 전격 실시가 발표되자 긴급 대책회의를 소집,내용파악과 대처방안 마련을 서두르는 등 부산한 모습들이었다.

○…비공식적으로 금융실명제의 실시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을 나타내왔던 삼성그룹 관계자들은 이날 금융실명제 전격실시 방침이 전해지자 「올 것이 왔다」라는 담담한 반응속에서도 과거 축적된 자금에 대해서도 과세하겠다는데 대해 이의를 나타내며 향후 대책마련에 부심하는 모습들.

임동승 삼성경제연구소장은 금융실명제를 실시하면서 30세 이상이 가지고 있는 5천만원 이상의 비실명 예금에 대해서는 자금추적을 해 세금을 부과하겠다는 정부방침에 대해 금융실명제를 전격 실시하면서 과거에 조성된 비실명 자금에 대해 추적할 경우 기업활동이 위축되고 큰 조세저항이 나타날 것이라고 지적.

다른 관계자들은 현재 비실명 예금이 3조원 정도로 추정되고 있는데 이 자금에 대해 일시에 자금추적을 하게 될 경우 금융계에 큰 혼란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말하기도.

이들은 금융실명제 실시로 현금수요가 늘면 금융기관으로의 자금유입이 단기적이나마 차단되고 기업에 대한 대출이 크게 위축될 것이라고 전제하면서 정부는 이같은 단기적 금융마비 현상이 일어나지 않도록 통화공급을 늘려야 할 것이라고 강조.

○울산서 본사 연락받아

○…김우중 대우그룹 회장은 이날 늦게까지 업무를 처리하기 위해 회사에 남아있던중 소식을 듣고 실명제의 의미 및 대응방안을 측근들과 협의.

현대중공업의 노사협상 때문에 울산에 체류중인 정세영 현대그룹 회장도 뒤늦게 서울 본사로부터 연락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으며 김석원 쌍용그룹 회장은 무쏘 신차 발표회에 참석,1천5백여명의 군중에 둘러싸여 있는 바람에 그룹 직원들이 김 회장을 찾지 못해 애를 쓰기도.

○퇴근 않고 TV시청

○…선경그룹은 이날 하오 늦게 금융실명제 실시방침이 발표된다는 보도가 나오자 그룹 경영기획실 재무팀장인 박도근부사장 이하 전 재무팀이 퇴근을 않고 TV 앞에서 청와대 발표내용을 경청.

최종현회장은 이에 앞서 퇴근했으며 그룹 경영기획실장인 손길승사장은 마침 쉐라톤 워커힐호텔에서 만찬모임이 있어 모임장소에서 뒤늦게 금융실명제 전격 실시방침을 보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룹 관계자들은 지난해 최 회장이 한 재계모임에서 한국의 경제현실을 고려할 때 많은 부작용이 우려된다는 점을 들어 금융실명제를 반대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으나 가능한 부작용에 대해 언급한 것이 금융실명제 자체를 반대한 것은 아니었다고 해명.

○언론사등에 전화

○…롯데그룹 일부 관계자들은 정부의 금융실명제 실시 발표가 있을 것이라는 보도가 있자 퇴근도 잊고 정부의 방침을 미리 알아보기 위해 관계당국과 언론사 등에 전화를 거는 등 부산. 롯데그룹의 관계자들은 정부의 금융실명제 실시방침을 확인한뒤 이미 퇴근한 관련부서의 직원들 집에까지 전화를 걸어 금융실명제 실시가 그룹에 미치는 영향 등에 대해서 의견교환.

롯데그룹의 한 관계자는 『그동안 정상적인 방법으로 자금조달을 해온 만큼 금융실명제 실시로 큰 타격을 받지는 않을 것』이라며 정부의 과감한 개혁정책을 환영한다는 반응.

○경실련,환영성명 발표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금융실명제 실시를 환영하는 성명을 발표하고 실명제 실시에 따른 부작용 해소를 위해 소득세,법인세,부가가치세율 등의 대폭 인하와 토지세 강화 등을 촉구.

경실련은 『금융실명제는 지하경제 척결 및 형평과세를 위한 가장 기본적 제도개혁으로 일시적 부작용은 감수해야 할 것』이라며 『탈세를 전제로 비현실적으로 높게 정해진 소득세율 등의 대폭인하 등이 뒤따라야 할 것』이라고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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