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렴·대쪽 법관생활” 귀감/총액 6천만원 아파트 한채뿐/23년 봉직… 어떤 청탁도 안통해「대쪽판사」의 전통은 살아있다.
조무제판사(52·부산고법 부장판사겸 부산지법 수석부장판사). 11일 끝난 사법부 재산등록 결과 조 부장판사의 재산총액은 6천여만원으로 밝혀져 차관급 이상 재산공개 대상 1백3명중 꼴찌를 기록했다.
조 부장판사의 재산은 10년째 살고있는 부산 동래구 낙민동의 국민주택 규모 한채와 예금 수십만원이 전부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 부장판사의 등록재산 액수가 알려지자 법원 관계자들은 『역시 「대꼬챙이」 판사답다』라고 고개를 끄덕였다. 사상 최초의 재산공개를 앞두고 일부 고위법관들의 막대한 재산규모에 여론이 보일 반응에 신경을 쓰던 법원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조 판사가 청렴한 법관의 이미지를 살렸다』는 찬사도 나돌고 있다.
경남 진주출신인 조 판사는 진주사범과 동아대 법정대를 나와 65년 제4회 사법시험에 합격,70년부터 부산지법과 진주 마산지원,대구고법 등 영남지방에서만 근무해온 향판이었다. 그는 23년간의 판사생활에서 재판 등 일상업무에서는 대쪽같이 강직하고 엄격한 자세를 견지했다.
그에게는 어떤 청탁도 통하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친구사이인 변호사들에게도 판사실문을 열어주지 않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임지를 옮겨다닐때면 동료법관이나 일반 직원들이 모아준 전별금 봉투까지 준 사람의 이름과 액수를 적어 돌려줄 것을 부탁하고 떠나는 것으로 유명했다.
현재 살고있는 아파트도 10년전 부장판사가 되고나서야 겨우 마련한 것. 그때까지 부산 남구 남천동의 25평짜리 아파트에 전세로 살았다.
그와 가까운 정시영변호사(51)는 『3∼4년전 모친상을 당한 조 판사집을 찾아갔던 변호사들은 전자제품이라곤 낡은 소형 TV와 냉장고뿐인 살림살이에 놀랐다』며 『변호사들도 조 판사가 사건을 맡으면 아예 개인적 부탁을 할 생각을 않는다』고 말했다.
조 판사는 아직껏 자가용이 없다. 고법 부장판사에게 지급되는 관용차를 출퇴근때만 이용하지만 늘 아파트단지 입구에서 타고 내려 운전기사도 집을 모른다.
이같은 「대꼬챙이」 면모에도 그는 후배판사나 부하직원들에게는 더 없이 따뜻하고 인정많은 선배로 존경과 사랑을 받고있다. 재판이 끝나면 재판수당을 모두 털어 배석판사 및 직원들과 포장마차에서 소주를 마시는 소탈한 성품이다.
사교모임·골프 등은 철저히 외면하는 조 부장판사의 취미는 음악감상과 외국의 민사소송관계 판례 수집. 지난 86년 모교에서 법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부인 김연미씨(46)와 두아들 형준(21)·민준군(19) 등 가조들도 조 판사와 마찬가지로 굳이 인터뷰를 사절하며 미소만 지었다.<부산=김창배기자>부산=김창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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