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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거자리 영제교·홍례문 복원/구 총독부 해체 구체적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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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거자리 영제교·홍례문 복원/구 총독부 해체 구체적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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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3.08.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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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박물관 건설비 5천억∼1조원 예상/예산문제는 아직 검토단계김영삼대통령이 9일 우리 민족의 자존심과 민족정기의 회복을 위해서 조선총독부 건물을 가능한한 조속히 해체하라고 관계부처에 지시함에 따라 총독부 건물해체 시기,국립중앙박물관 신축규모와 비용 등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주무부처인 문화체육부 이민섭장관은 지난 4월 업무보고에서 김 대통령의 총독부 건물해체 검토 지시가 나온후 이에 관한 구체적인 작업을 해왔다.

이 작업에선 (주)종합건축 종합건축사사무소(대표 이승우)가 89년에 용역을 받아 산출한 경비내역이 예산규모를 정하는 토대가 됐다. 이 보고서에 의하면 시멘트 골조에 화강암을 붙인 총독부 건물의 철거는 단순해체할 경우 1백억원 정도의 비용이 든다. 해체한뒤 다시 복원할 때는 1천4백억원의 경비가 들어간다고 예상했다. 이건물에 들어있는 국립중앙박물관은 부지 3만4백35평에 연건평 1만7천9백93평으로 전시면적은 3천91평이다.

총독부 건물에서 나올 건축자재는 재사용할 것이 별로 없다. 화강암은 6·25때 피폭되어 재사용할 수 있는 돌이 전체의 15∼20% 정도이다.

새 박물관 터로 확정된 용산 가족공원은 현재 국방부가 8만여평 서울시가 1만여평 소유하고 있는데 문체부는 이 땅을 두 부처로부터 관리변경을 받아서 새 박물관을 짓게 된다. 문체부는 올해안에 공원내 위치 선정,기초조사를 끝낼 예정이다. 또 대중교통편이 불편한 곳에 있기 때문에 이 일대의 전반적인 교통망 정비도 병행해 실시할 계획이다.

새 박물관은 부지 3만여평에 현재와 같은 규모로 지으려면 최소한 5천6백억여원이 든다.

국립중앙박물관에서는 3년전 고고미술사학계 원로 김원룡박사,건축가 김환씨 등 문화계 인사 7명에게 새 박물관 짓는 문제에 관하여 자문을 받은바 있다. 자문에 의하면 새 박물관은 5천년 문화민족의 박물관으로 남북통일에 대비하고 세계적 박물관으로 키우기 위해 전시실을 현재보다 3배가 큰 1만평 규모로 늘려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부지는 6만평,연건평은 3만∼5만평 정도를 확보할 경우 신축 박물관 설립에 1조원에 가까운 돈이 든다고 결론지었다.

총독부 건물의 해체시기는 현재 내부를 사용중인 국립중앙박물관의 시설을 언제 이전하느냐에 따라 두가지 안이 검토되고 있다.

하나는 새 터에 박물관을 지어 완공한후 해체하자는 안이다. 이 안을 따를 경우 건물해체는 김 대통령 임기안에는 불가능하고 차기 정권에서나 가능해진다.

두번째는 현재 총독부 건물안에 보관중인 박물관 전시실과 시설을 임시장소를 물색해 옮긴후 건물의 해체를 앞당기자는 것으로 이 방법을 택하면 김 대통령의 임기안에 철거가 가능하다. 정부의 한 고위소식통은 새 박물관이 완공되기 전까지 사용될 임시 국립중앙박물관 건물을 두세군데 찾고 있다고 말했다.

총독부 건물이 완전 철거되면 그 자리엔 본래대로 영제교와 홍례문을 복원하게 된다. 홍례문은 광화문을 지나면 나타나는 첫번째 문으로 여기를 지나 영제교를 건너서 근정전에 이르게 돼 있었다. 홍례문은 일제가 총독부 건물을 짓기 위해 헐었고 영제교는 경복궁 전통공예관 옆에 이전돼 있다. 홍례문과 영제교는 조선 초기에 건립됐으나 파괴돼 고종때 재건됐었다.

한편 김 대통령의 이번 전격적인 지시에 대해 학계에서는 전반적으로 지지하는 입장을 나타냈다. 신용하교수(서울대)는 『조선총독부건물은 단순한 건축물이 아니라 일제 식민통치의 가시적 상징물이다. 일제는 처음부터 고의로 조선 왕조의 정궁인 경복궁에 조선총독부 건물을 세워 의도적으로 식민지배의 상징물을 만들었다. 일제는 이 건물안에서 한국인에 대한 온갖 착취와 수탈,한민족 문화의 말살정책을 폈다. 따라서 구 총독부 건물을 해체하고 경복궁을 복원하는 것은 이제 비로소 일장기를 내리고 태극기를 올리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한국민족운동사연구회 조항래회장(숙대 교수)도 『이번 지시는 식민지 잔재를 청산하고 민족정기를 앙양하는 획기적인 조치로 옳은 방침이다. 그러나 구체적 계획과 예산이 아직 마련되지 않은 것이 아쉽다』는 반응을 보였다. 조 회장을 비롯한 손보기 단국대 교수,허웅 한글학회 이사장,김승곤 광복회 회장,신용하교수 등 사회 문화계 인사들은 오는 13일 상오 세종문화회관에서 「구 조선총독부 해체 촉진위원회」를 결성,정부의 총독부 해체계획에 관해 자문 및 비판역할을 할 계획이다.<최성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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