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문계획서 작성부터 교수자문까지 대신/신문광고 모집도… 최고학부 도덕불감 충격10일 검찰에 적발된 석·박사학위 논문 대작사건은 그동안 간헐적으로 노출됐던 대입 대리응시,정답지 유출,서예대전 심사부정,각종 자격시험 부정 등 사례와는 달리 사회지도층 인사들과 최고학부인 대학원이 관련돼 더욱 충격적이다.
논문 의뢰자들이 교육청 장학관,전문대 강사,시·구의회 의원,은행지점장,회사 대표 등 사회지도층 인사들인데다 관련대학도 서울대,연·고대 등 서울시내 유수대학이었다.
이번 사건은 또 승진 등 출세를 위한 수단으로 전락한 특수대학원의 학위제도의 실상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검찰 수사결과 석사과정을 수료한 일부 논문의뢰자들은 지도교수에게 논문대작자를 보내 지도를 받게 했으며 논문의뢰자의 상당수는 심사를 마친 자신의 논문내용도 제대로 설명하지 못한 것으로 밝혀졌다.
일부 교수들은 지도과정에서 논문 일부를 직접 써준 경우도 있어 논문대작은 거의 공공연히 이뤄진 사실도 확인됐다.
이같은 허술한 논문심사 과정을 악용,논문대작대행사들은 대학가 주변에 전단을 배포하거나 일간지에 버젓이 광고까지 냈으며 심지어 논문심사 탈락자에게 안내장을 보내 「고객」을 유치했다.
또 대학원생 주소록을 입수해 매 학기초 학위논문 제출예정자의 집으로 안내문을 우송,의뢰자들을 모집했다. 이들이 받은 수수료는 건당 석사 1백50만∼3백만원,박사 1천2백만∼2천만원.
이들 대작업자들은 의뢰자들이 제시한 제목이나 참고자료를 이용한 경우도 있었지만 대부분의 경우 논문제목에서부터 계획서까지 마련,지도교수의 자문을 받은뒤 논문을 작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작자들의 신분도 다양하다. 데이타 뱅크를 운영하며 13건의 석사학위 논문을 직접 작성해준 이규철씨(30·구속)는 I공업전문대 출신이다.
매형의 논문작성을 돕다가 기존 논문과 자료를 짜깁기하면 된다는 것을 알았다는 이씨는 같은 방법으로 Y대 경영대학원 등에 석사논문을 제작해 제출,문제없이 통과시켰다.
또 대관자료개발원장 최석봉씨(44·구속)의 경우 1백98명의 국내외 유명대학 석·박사학위 소시자를 확보,논문대작에 활용해왔다. 이들중 19명은 최씨의 제의에 선선히 동의한 것으로 알려져 지식층의 도덕불감증을 실감케 했다.
최씨는 최근 부산 대전 창원 등 지방지사까지 설치,석·박사학위 논문 70여건을 상담중이었고 박사학위 논문 1건은 1천2백만원에 이미 수임했다.
검찰 수사결과 최씨는 광고비를 7천만원이나 뿌려 논문의뢰성수기인 이달말부터 연말까지 일확천금을 노린 사실도 드러났다.
이들 논문대작사들은 겉으로 자료수집,정리 및 번역 등으로 위장,전문상담실장,상근여직원,컴퓨터입력 아르바이트생 등을 채용,사무실을 운영해왔다.
대관자료개발원장 최씨 역시 논문계획서를 작성해준뒤 의뢰인들에게 구체적 내용을 설명하는 등의 치밀함도 보였다.<정희경기자>정희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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