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의원 “「홍여인 관련」은 새빨간 거짓” 반박/변호인 검찰 비난 계속하다 퇴장명령 받아10일 열린 박철언의원에 대한 3차 공판에서 검찰과 변호인측은 박 의원에게 6억원의 뇌물을 직접 전달했다는 핵심증인 정덕일씨 진술의 신빙성을 놓고 하오 2시터 9시간 불꽃튀는 공방을 벌였다.
○…유수호변호사는 공판 시작직후 반론권을 재판부에 신청,『이건개 전 대전고검장에게 5억원의 뇌물을 주고 8억원을 탈세,5년 이상∼무기징역에 해당하는 정씨는 풀어주고 5년 이하의 징역에 해당하는 박 의원은 꽁꽁 묶어둔 것이 검찰의 올바른 처사냐』며 따졌다.
유 변호사는 이어 『「형제를 둘다 구속할 수 없다」는 검찰 논리가 인도주의인지는 모르겠지만 형제를 한꺼번에 구속한 전례는 얼마든지 있다』며 『정씨를 불구속한 진짜이유는 이번 수사가 「너는 풀어줄테니 박철언만 물고 늘어지라」는 담합수사였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홍준표검사는 『증인신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설명될 것』이라며 『국회의원 불체포특권은 회기중 국회의원의 직무에 관해 적용되는 것이지 피고인처럼 검은 돈을 받은 사건브로커의 행위에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며 반격했다.
○…이날 증인으로 출석한 정덕일씨는 2차 공판에서 증인으로 나왔던 형 덕진씨와는 달리 비교적 차분하고 조리있게 홍성애씨(42·여)의 평창동 집과 하얏트호텔 사우나에서 5억원이 든 007가방과 수표 1억원을 각각 전달한 과정을 상세히 진술했다.
덕일씨는 『세무사찰을 「한방」에 무마하기 위해서는 청와대 김영일 사정비서관을 움직일 수 있는 박 의원에게 부탁하는 것이 지름길이라고 생각했었다』고 말했다.
○…이날 홍 검사는 홍성애씨가 박 의원에게 은밀한 청탁을 할만한 인물이라는 점을 덕일씨 진술을 통해 이끌어내기 위해 박 의원과 홍씨 관계를 자주 신문했으나 덕일씨는 구체적 답변을 회피했다.
덕일씨는 홍 검사가 『박 의원과 홍씨의 관계를 구체적으로 말해달라』 『홍씨집에서 셋이서 식사할 때 홍씨가 박 의원에게 어떤 태도를 보였느냐』고 신문하자 『상당히 가깝다는 느낌이었다』 『홍씨가 남자도 아니고 여자여서 자세히 말하기는 곤란하다』는 등의 말로 회피했다.
○…김병남변호사가 『지금이라도 「살아남기 위해 박 의원에게 6억원을 주었다고 덮어씌우려했다」는 점을 인정할 용의는 없느냐』고 덕일씨를 다그치자 덕일씨는 『우리 형제는 북청물장수 기질로 세금도 많이 내며 열심히 살아왔다』며 『우리가 살려고 공직자를 물고 늘어질 파렴치범은 아니다』고 응수했다.
○…검찰측 증인신문이 끝난뒤 유수호변호사가 검찰이 정씨의 검찰 출두전 자술서를 폐기하고 홍여인 관련설을 언급한 것을 문제삼아 검찰을 비난하자 재판장은 10여차례 제지하다가 끝내 퇴장을 명하는 강경한 자세를 보였다.
재판장 김희태판사는 『증인신문과 관련없는 내용을 놓고 마치 싸우는 식으로 발언을 해서야 되겠느냐』고 변호인단에게 경고한뒤 『유 변호사가 진정되면 변론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10분간 휴정을 선언했다.
이에 앞서 박 피고인은 연설조로 『검찰이 새빨간 거짓말을 할 수 있느냐. 홍 여인 등의 조서내용은 근본적으로 잘못됐다』고 검찰을 비난했으며,검찰측도 격앙된 목소리로 반박하는 등 원색적인 말싸움이 한때 연출됐다.
○…정씨는 이날 변호인 신문에서 『형 덕진씨가 90년 당시 세무사찰에 대해 심각성을 느끼지 못해 미 마피아 대부 알 카포네를 예로들면서 설득했다』고 말해 법정내를 술렁이게 했다.
정씨는 『미 마피아 대부 알 카포네도 세무사찰로 탈세사실이 드러난뒤 거액을 추징당하고 여생을 교도소에서 보냈듯이 세무사찰을 받을 당시 우리 형제도 이같은 위기의식을 공감했다』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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