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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간접시설 허약 “예고된 사고”/침수… 정전… 엑스포 몸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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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간접시설 허약 “예고된 사고”/침수… 정전… 엑스포 몸살

입력
1993.08.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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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수구 태부족… 수방대책 전무/쓰레기까지 하수구 방치… 폭우땐 역류/관리체계 엉망… 상호 협조도 전혀 안돼개장 2일만에 폭우 낙뢰로 인한 모노레일 운행중단과 침수사고는 비록,그 피해가 일부에 그치긴 했지만 대전엑스포장의 안전문제를 근본적으로 제기하는 계기가 됐다.

침수된 곳을 긴급 복구해 엑스포는 9일 하오 정상을 회복했으나 침수 정전 화재로 인한 전시장의 마비 위험성은 계속 문제로 남는다.

사고직후 조직위는 부랴부랴 대전시와는 별도의 자체 「재해대책반」을 구성하는 등 비상체제에 들어갔지만 근본적으로 지형,건물구조,안전시설의 취약성이란 3대 악조건으로 근본해결책이 어려운 실정이다.

▷침수◁

대전엑스포장이 들어선 도룡지역은 논·밭을 메운 곳으로 지형상 배수 취약지구다. 그래서 조직위는 이 산 근처에 있는 꿈돌이동산에서 남문쪽으로 경사를 두어 전시장을 건설했다.

따라서 전시장 조성시 폭우로 한꺼번에 많은 양의 물이 갑천쪽으로 몰릴 것에 대비한 하수도시설공사를 했어야 했다. 그러나 3×3m 크기의 중앙하수구 3개는 폭우시 배수량을 감당할 수 없게 돼 있고 전시장마다 준공시기가 다른데다 개별기업관들이 편의위주로 크기와 깊이를 임의로 정해 하수시설을 묻어 하수의 역류현상이 곳곳에서 일어났다.

또 하수가 집중되는 남문 근처에는 음식점과 각종 판매시설이 밀집돼 있으나 작은 하수구가 양쪽에 2개밖에 없고 그 위치도 개표구 근처가 아닌 건물 끝편에 있어 전시장 바닥에 흘러 모인 빗물이 남문 출입구 중앙으로 괴어 물바다를 이뤘다.

남부 주차장도 당초 1백98억원의 예산을 들여 건설키로 했으나 예산부족을 이유로 71억원만 투자,임시 주차장으로 완공했고 그나마 7만9천여평의 넓은 주차장에 중앙하수구 중심이 아닌 부분적인 배수시설을 해놓아 물바다를 이뤘다.

조직위의 독촉으로 개장에 억지로 맞추어 완공하려한 시공업체들의 「날림공사」도 문제점. 침수피해가 가장 컸던 「놀이마당」은 중앙배수로로 연결된 하수관이 너무 얕게 묻혀 주변의 물을 신속히 흘려보내지 못하고 있는데다 서둘러 개장하느라 공사쓰레기를 하수구에 쓸어넣어 배수통로가 막혀 지하실이 물바다가 됐다.

▷정전◁

엑스포장은 벌판에 위치한데다 건물이 철골구조로 돼있어 그 자체가 「큰 피뢰침」 역할을 하고 있다. 따라서 낙뢰에 의한 쇼크로 정전사태가 일어나기 쉽다.

각종 첨단장비가 컴퓨터로 조종되는 전시장은 개막전에도 잦은 순간 정전으로 크고 작은 피해가 있었다.

전시장 전체 하루 최대 전략수요량은 6만5천㎾이다. 한국전력은 여유전력까지 감안,이곳에 8만㎾ 규모로 시설을 해놓았다. 자동 차단기시설과 작동도 완벽한 편이다. 전시관내에도 40여곳에 변전소를 세워 지역별로 복구가 가능토록 해놓았다.

그러나 운영은 시설을 뒤따르지 못해 8일 모노레일 사고처럼 신속한 대처를 못하고 허둥대는 경우가 많다. 현재 전기관리는 상호 유기적이지 못하고 이원화돼 있다.

조직위는 자신들이 설치한 구조물만 관리하고 개별전시관안은 참여업체들의 관리에 맡겼다. 때문에 개별전시관들은 사고시 재빨리 지원을 요청하지 않고 자체적으로 해결하려 허둥대는 바람에 관람객을 몇시간동안 불안케 만들었다.

기계설비나 설치과정에서 사전협의를 하지 않은 전시관이 많아 설비를 직접 담당한 사람이 아니면 복구가 불가능한 곳도 많다. 특히 첨단 시뮬레이션과 그의 관련된 장치 등은 외국인이 설치,국내 안전요원으로는 사고에 대처할 능력이 부족한 점도 있다.

모노레일 운영업체인 삼부토건측은 시스템 컨트롤룸의 고장을 발견했으나 2시간여동안 승객들이 갇혀있는 상태에서 수리를 해야할만큼 전문기술이 없었다.

▷화재◁

8월의 무더위를 지나면 화재에 대한 위험도 그리 적은 편은 아니라는게 소방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임시로 세운 국제관의 경우는 9일에야 겨우 소방검사가 끝난 상태이다.

전시장의 화재위험 요소는 크게 두가지이다. 하나는 누전이고 다른 하나는 전시관 자체가 갖고 있는 각종 시설에 의한 화재위험이다.

엑스포장에는 소화기와 자동화재 감지기체계가 마련되어 있다. 그러나 국내관의 경우 신고도 없이 자체 기계장치나 설비물을 설치하고 있고 국제관의 경우 가연성 내장제가 많은데다 음식을 요리해 파는 곳이 있어 늘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아직도 용접·수리때 소방안전관의 입회는 고사하고 신고조차 하지 않은 전시관이 있지만 조직위측은 그 사실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7월에는 「꿈돌이동산」 수영장 기계실에서 인부가 냉각수를 채우다 라이터불을 들이대는 바람에 불을 내기도 했었다.

조직위는 시설배치에서도 화재에 대비한 고려를 전혀 하지 않았다. 곳곳에 통제를 위해 설치해놓은 바리케이드와 무문별한 안내소 휴게소가 화재시 3분안에 출동 가능한 소방차를 6분까지 지연시키고 있다. 또 모양에만 치중,거의 모든 전시관에 창문이 없어 옥내 진입이 불가능하고 외부로 나가는 길이 미로여서 비상시 인명피해 우려도 높다.<대전=이대현·여동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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