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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끗한 선거 물건너 갔나(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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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끗한 선거 물건너 갔나(사설)

입력
1993.08.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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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앞으로 다가온 대구 동을과 춘천의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갖가지 불법과 타락의 양상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는 소식이다. 작년 대통령선거를 계기로 주춤하던 한국선거의 고질병­선심공세,인신공격,당원교육을 빙자한 금품살포,당원증 남발,흑색선전 등이 고개를 든데다 대정당들의 소속의원들이 대거 내려가 세대결을 벌이고 있어 분위기가 더욱 혼탁해지고 있음은 유감된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른바 두곳의 보궐선거가 이처럼 혼탁할 정도라면 장차 공명한 풍토­깨끗한 정치는 여전히 아득하다고 할 수 밖에 없다. 각 후보들은 물론 정당들도 불법운동과 과열개입을 즉각 자제해야 할 것이다.본래 보궐선거나 재선거는 정부·여당의 시정과 야당활동을 평가하는 중간선거의 성격을 띠고 있지만 그것은 부분적인 평가일뿐 지역대표를 다시 뽑는 지역행사임이 틀림없다. 그럼에도 일부 정당들이 국민들의 지탄에 아랑곳 없이 당의 위신과 체면을 내세워 과열을 부채질하며 사생결단식의 운동을 벌이고 있음은 한심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우리는 특히 민자·민주 양당이 유독 이번 보선에 각별한 노력을 기울이는 배경을 모르는바 아니다. 민주당의 경우 중앙선관위 주선하에 동의했던 「중앙당의 개입 자제합의」를 파기하면서까지 두곳에 대거 개입하는 것은 명주보선서의 승리의 여세를 몰아 이른바 TK(대구·경북)가 김영삼정부가 펼치는 사정개혁의 표적이 되고 있다는 점을 부추겨 연승을 노리고 있고 민자당은 TK지역에 대한 공약 등으로 야당공세를 차단,개혁의 정당성을 국민에게 재확인시키려는 의도를 갖고 있는 것으로 짐작된다.

아무튼 민자당의 완승 추진과 민주당의 연승계획,즉 대정당들의 당략으로 인해 두곳의 보선이 차분하게 지역대표를 뽑기 어려운 혼전투구의 분위기를 만들고 있는데 양당은 깊이 책임을 느껴야 할 것이다. 놀라운 일은 타락선거운동중 가장 악폐로 꼽히는 금품살포와 선심관광 등이 버젓이 횡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두곳 보선지구의 운동이 타락으로 치닫자 중앙선관위가 전체회의를 열어 우려의 뜻을 표명하면서 불법근절에 나서기로 한 것은 너무도 당연하다. 차제에 선관위는 최대한의 요원을 동원하여 감시활동에 나서야 한다. 무엇보다 현행 법상에 규정된 현수막 선거공보 선전벽보 합동 및 정당연설회 소형 인쇄물 살포 등의 합법적인 운동외의 모든 탈법행위는 물론 각 후보의 선거사무소를 24시간 감시·감사하여 과연 법정선거운동 비용 한도규정을 준수하는지 여부를 가려내어 불법이 발견될 경우 즉각 검찰에 고발하고 이를 공개해야 한다.

그러나 선관위의 감시활동보다 불법과 타락을 막을 수 있는 것은 국민·유권자뿐이다. 이젠 더구나 문민시대인 만큼 유권자들은 어떤 금품과 선심의 유혹,그리고 흑색선전에 흔들리지 말고 주권자 의식을 갖고 떳떳한 한표를 행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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