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제가 처음 닻을 올릴 때 이경식 부총리겸 경제기획원장관은 『바로 효과를 볼 수 있는 조치들로 2·4분기(4∼6월)부터는 경제가 좋아질 것』이라고 밝은 표정으로 장담했었다. 3·26 금리인하조치와 각종 규제완화 조치가 뒤따랐다.2·4분기가 절반쯤 지나가는 시점이었을 때 이 부총리는 『신경제 1백일 계획이 마무리되는 7월부터는 경제활성화 조치의 성과가 가시화되기 시작할 것』이라고 여전히 밝은 표정으로 못박았었다. 그러던 것이 언젠가부터 신경제팀 인사들은 『3·4분기(7∼9월)중에는 경제가 분명 뜰 것』이라고 말하기 시작했다.
신경제 1백일 계획을 마무리하는 시점이 되자 박재윤 청와대 경제수석은 『그동안 취한 각종 신경제 대책으로 경제가 하반기부터는 눈에 띄게 좋아질 것』이라고 아직 자신감이 주조를 이루고 있지만 다소 불안감도 섞인 표정으로 말했었다. 신경제 1백일 계획을 만들면서 바로 좋아지리라던 것이 7월부터로 바뀌고 그것이 다시 3·4분기로 바뀌고 이어 하반기로 또 바뀌었다.
이제는 좋아질 것이라는 시기가 아예 내년으로 넘어가 버렸다. 신경제 효력발휘 시점은 경제팀 출범 6개월도 안된 상태에서 4차례에 걸쳐 연장,또 연장됐다. 경제에 관한한 워낙 얼어붙은 분위기여서 한겨울에 거꾸로 자라는 고드름처럼 약속이 자연스럽게 자꾸 길어진 것이라고 보아야할 일인지…
『경제가 좋아진다』는 말을 국민들이 성급하게 듣고 싶어한 것은 아니다. 보채지도 않은 말을 경제당국이 스스로 날짜를 기약해서 말하고 기대치를 퍼뜨렸다. 인기 때문인지 알 수는 없지만 바라지도 않은 말을 스스로 하고 이제는 그말에 묶여 스스로 난처한 입장에 놓인 모습이 됐다. 자칫 식언이 될듯한 분위기이다.
국민들이 바라는 것은 우리 경제가 중진국에서 선진국으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풀어야 할 여러가지 어려운 구조적인 문제들에 대한 근본적인 처방이지 언제까지 시한을 정해 경기를 활성화시켜 놓으라는 것은 아니다. 경제당국자들의 문제의식이 일반국민들보다 더 단견적이고 수준이 낫다는 말들이 시중에서 나오고 있는 것이 무리도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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