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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우 엑스포장 물난리/침수… 정전… 곳곳서 소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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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우 엑스포장 물난리/침수… 정전… 곳곳서 소동

입력
1993.08.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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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노레일 승객 2시간 갇혀/야간행사 모두 취소【대전=엑스포특별취재단】 엑스포 개장 이틀째인 8일 하오 천둥번개를 동반한 집중호우가 쏟아지면서 엑스포행사장내 모노레일이 정전으로 운행을 중단,승객들이 2시간동안 공중에 매달려 공포에 떨고 그곳이 침수되는 등 큰 소동을 빚었다.

또 폭우를 피해 9만여명의 관람객들이 한꺼번에 출구로 몰려 일대 「공황현상」이 벌어졌다.

이날 대전·충청지역에는 아침부터 비가 내리다가 하오 4시께부터 폭우로 변해 9일 새벽까지 1백40㎜ 이상의 비가 내렸다. 이에 따라 8일밤 11시께 대청댐이 방류를 시작,엑스포 행사장앞 갑천수위가 계속 높아지고 있어 9일에도 행사장은 물난리를 겪을 것으로 우려된다.

▷정전◁

이날 하오 4시50분께 폭우와 함께 행사장 주변 전선에 벼락이 떨어져 곳곳에 정전사고가 발생,모노레일 운행이 중단돼 관람객 70여명이 2시간동안 갇히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가 나자 조직위는 고가사다리차 3대를 긴급 출동시켜 구조에 나섰으나 모노레일이 레일 중간인 시도관위에 멈춰선데다 정전으로 자동개폐문이 열리지 않아 구조에 어려움을 겪었다. 긴급구조반은 밖에서 강제로 문을 열어 6명을 구조하고 2시간만에 겨우 차를 역쪽으로 옮긴후 수동조작으로 승객들을 모두 구조했다.

이날 사고는 모노레일 「꿈돌이」 역사의 교류를 직류로 바꾸는 메일 컨트롤박스의 전원이 끊겨 발생했다.

이어 하오 5시께는 벼락의 충격으로 미국 캐나다 전시관 등이 들어있는 국제관 A지역이 10분간 정전돼 전시중인 전기 관련기기의 작동이 모두 중단됐고,실내가 어두워져 놀란 관람객들이 출구를 찾아 몰리는 등 일대소동을 빚었다.

▷침수◁

정전사태와 함께 곳곳이 침수돼 소방차가 출동,물을 퍼내는 등 물난리를 치렀다.

이날 하오 6시부터 비가 더욱 세차게 내리면서 대공연장 바닥과 상설전시구역내 놀이마당 지하실에 빗물이 발목까지 차올라 때마침 놀이마당에서 개막준비중이던 마당놀이 「신뺑파전」 준비물들이 침수됐다.

위락시설인 꿈돌이 동산의 지하기계실에도 물이 차 모든 시설물의 가동작동이 중단됐고 8천여명의 입장객들이 서둘러 대피했다.

또 남문입구 꿈돌이 백화점 앞에는 배수가 되지 않아 빗물이 50㎝ 이상 차오르는 등 박람회장 곳곳에 물웅덩이가 생기고 오물이 떠올라 관람객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또 하오 7시50분께는 갑천고수부지의 하수관이 터져 갑천물이 역류,물길이 2m 이상 치솟는 등 하수시설이 졸속공사로 인해 제대로 되지 않았음을 드러냈다.

갑천관리소는 수증보의 수위조절 수문 3개를 모두 열어 수상스키 도약대가 더 내려갔다.

▷대피◁

조직위측은 폭우가 쏟아지자 장내 방송을 통해 관람객들에게 서둘러 퇴장해줄 것을 당부했으나 관람객들은 안전한 곳을 찾아 대피하려고 허둥댔다.

어둠이 깔리면서 정전중에 물이 계속 차오르자 남아있던 관람객들까지 모두 전시장으로 빠져나가 폐장시간을 2시간 앞둔 하오 8시께부터 야간행사가 모두 취소됐다.

조직위측은 갑천수위가 계속 불어나자 수상 및 고수부지의 무대장치 등을 철거하고 갑천수중에 장치했던 불꽃놀이용 폭죽이 떠내려가는 것을 막기위해 모두 터뜨렸다.

▷문제점◁

우성이산과 갑천 사이 27만3천평에 위치한 엑스포행사장은 당초부터 벼락에 취약한 것으로 지적됐었다.

특히 모노레일과 전시관들은 철제구조물로 벼락을 유도하는 역할을 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와함께 행사장은 논·밭을 메워 조성돼 배수가 잘 안됐다.

특히 엑스포 폐막과 함께 철거될 국제전시구역 및 남문출입구 등 임시시설물 지역에는 배수로 등 기반시설이 미비,폭우에 속수무책이었다.

모노레일 운영회사인 삼부토건측은 이날 운행중단사고가 역사에 있는 메인 컨트롤박스의 퓨즈가 벼락 때문에 끊어져 모노레일 열차에 전원공급이 중단된 상태에서 비상 발전시설의 전력이 열차에 제대로 전달되지 않아 일어났다고 밝혔다.

그러나 비상전원이 이상을 일으킨 정확한 원인은 파악하지 못하고 있어 삼부토건과 설계 및 운행기술 자문을 맡은 스위스 인타민사 기술진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삼부토건측은 정전사고 발생후 승객 70여명이 10m 높이 공중에 매달린채 폭우와 천둥속에 공포에 떨고 있는데도 구조지원요청을 하지 않고 수리작업을 벌이려다가 사고원인을 파악하지 못해 우왕좌왕하는 바람에 승객구조가 2시간이나 지연됐다.

한편 조직위는 이날밤 직원 및 군병력 4백여명을 동원,갑천고수부지의 시설물을 대피시키는 한편 행사장을 정비해 9일 전면적인 정상운영에 들어갈 계획이어서 사고원인이 규명되지 않은 상태에서 모노레일 운행을 재개하는 것은 관람객 안전을 무시한 처사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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