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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경납치」 20돌등 맞아 13일 대규모 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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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경납치」 20돌등 맞아 13일 대규모 모임

입력
1993.08.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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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 「생환행사」서 통일강연 “관심”/진상 쟁점화속 은퇴후 “첫 활동”/유럽통합식 단계모델 밝힐듯김대중 전 민주당 대표의 도쿄납치사건(73년)이 8일로 발생 20년을 맞았다. 이와함께 김 전 대표가 납치 5일만에 동교동 자택으로 돌아온 13일은 「생환 20주년 기념일」이다.

사건이후 해마다 돌아온 기념일이지만 올해의 경우는 어느 때보다도 각별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문민정부 출범과 함께 사건진상에 대한 재조명이 본격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이 정부의 직접 조사를 요청키로 하는 등 자체 진상조사위 활동을 진행중인가 하면,사건의 또 한 당사자인 일본에서도 도이(토정) 중의원 의장 등 일본 의원들이 일본의 정부를 향해 진상조사를 요구했다. 이같은 움직임은 양국에 모두 새정부가 들어선 「상황변화」를 계기로 삼고 있어 진상조사작업은 양국 정부의 의지에 따라 새국면을 맞을 수도 있다.

이와함께 주목을 끄는 것은 오는 13일 「김대중선생 생환 20주년 기념모임」이 주최할 기념행사에 김 전 대표의 공개강연이 있게 된다는 점이다. 김 전 대표는 이 강연을 통해 자신이 영국 체류기간중에 구체화시킨 통일방안을 귀국후 처음으로 밝힐 예정이다.

김 전 대표의 이 강연은 그 내용도 관심이지만,대선패배와 정계은퇴후 김 전 대표가 처음으로 갖는 공개적인 공식행사라는 점에서 중시되고 있다.

13일 하오 63빌딩에서 열릴 생환기념행사는 당이 주관하던 예년의 경우와 달리 재야 인사들이 모든 준비를 맡고 나섰다.

행사준비를 주관하고 있는 「김대중선생 생환 20주년 기념모임」은 한승헌변호사를 준비위원장으로 해 김승훈신부 등 종교계,김근태씨 등 재야,한상진 서울대 교수 등 학계,시인 도종환,작가 천승세,연극인 손숙,연예계의 서유석 이선희 정한용씨 등 69명이 준비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초청인은 김수환추기경,서의현 조계종 총무원장,문익환목사 등 각계 원로 37명이 나선 맘모스 규모.

초청대상도 예년의 6백∼7백명보다 2배 이상 늘어난 1천5백여명선이다.

한 관계자는 『작년 행사는 대선을 앞둔 시점이라 성대하게 치르지 못했으나 이제는 김 전 대표가 정계를 은퇴했기 때문에 과거의 잘못된 역사를 바로잡는다는 차원에서 규모를 늘렸다』고 그 배경을 설명했다.

행사는 한승헌변호사 강문규 YMCA 총무가 기념강연을 한뒤 김 전 대표가 「독일통일의 교훈과 한국통일의 방향」이라는 제목으로 특별강연을 하게 된다.

또 민주당 진상조사위가 그간 활동을 보고할 예정이며 영화 「서편제」 주인공인 김명곤·오정해씨가 판소리를 공연하고 테너 김동환 인기가수 신형원씨 등도 여흥프로에 동참할 계획이다.

김 전 대표의 특별강연은 그의 3단계 통일론을 보다 구체화한 내용이 주가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김 전 대표는 여름휴가를 마치고 6일 귀경한뒤 원고정리작업에 몰두하고 있다. 김 전 대표는 이와관련,『단계적이고 점진적인 통일을 이뤄야하며 북한을 망하게 하는 통일이 돼서는 안된다』고 거듭해서 되풀이 강조하고 있다.

김 전 대표는 5개월간의 영국 연구생활에서 유럽의 경제통합·통화통합·정치통합으로 가는 단계적 통합과정이 바람직스러운 통합모델이라는 생각을 굳혔다는게 주변의 얘기이다.

그는 또한 서독이 동독을 갑자기 흡수통합시켜 통일후 사회경제적 고통을 감내하는 등 부작용이 많은 것을 보고 「단계적인 통합전략」을 세워야 한다는 그의 주장에 더욱 확신을 갖게 됐다고 측근들은 전하고 있다.

김 전 대표는 이 자리에서 『어떤 경우에도 국내 정치에 관여하지 않겠다』는 다짐을 되풀이해 일각에서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는 정계 복귀 가능성 전망에 다시한번 쐐기를 박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민주당의 「김대중선생 납치사건 진상조사위」는 오는 10일 황인성 국무총리를 방문,사건에 대한 정부차원의 조사를 요구할 예정이다.

민주당은 그동안 자체 진상조사 활동으로 스스로 조사방향을 설정해 왔으나,일본 의원들이 일본정부를 상대로 진상조사 공세를 펴는 것과 때를 맞춰 정부를 압박하고 나섰다.

사건의 진상규명을 위해서는 상당한 사태진전이다. 이 사건이 새로 출범한 양국 정부의 국제적 쟁점으로 떠올라 진상규명 활동이 활기를 띨 수도 있기 때문이다.

조사위는 그동안 5차례의 회의를 열고 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조사대상자로 당시 국무총리였던 김종필 민자당 대표를 비롯,이후락 전 중앙정보부장,김치열 전 중정차장,이철희 전 중정차장보,윤진원 당시 공작단장,최영근·김경인 전 의원 등 9명을 선정,면담을 마쳤거나 추진중에 있다.

또한 해외조사 대상자로 다나카 이사지(전중이삼차)씨 등 일본인 24명,헨리 키신저 전 미 대통령특보 등 미국인 7명을 선정,외교경로를 통해 협조를 요청할 계획이다.

김 전 대표의 도쿄납치와 생환 20주년은 내용과 형식 모두에 있어 단순한 20주년 행사 이상의 의미를 지니게 될 것 같다.<권대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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