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BI 첩보활동 제의 거절하자/친형방문차 북 입국 경력등 시비스파이 혐의로 영주권을 거부당한 재미교포 과학자가 미국에서 결백을 주장하며 외로운 싸움을 하고 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에서 일하다 지난해 북한 스파이 혐의로 영주권을 얻지못한 이종훈박사(47)는 미 연방수사국(FBI)과 캐나다 정보부(CSIS)의 조작에 의해 희생양이 됐다며 억울한 사정을 하소연하고 있다.
일본에서 태어나 동경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그는 지난 79년 미국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에 있는 나사아메스연구소에 스카우트돼 미국으로 왔다.
그뒤 스파이혐의로 직장을 그만둘 때까지 그는 우주왕복선 등 비행선의 발사 및 재진입시 공기흐름의 물리적 효과를 다루는 공기열역학 분야의 전문가로 인정받아 존슨항공센터에 개인사무실을 개설하고 NASA의 업무를 담당했다.
불행은 지난해부터 시작됐다. 미국 이민귀화국(INS)이 이 박사가 북한과 꾸준히 접촉하면서 간첩활동을 하는 등 국가안보상 위험하다는 이유로 그의 영주권 신청을 거부한 것이다.
그러나 이 결정권에는 석연찮은 부분이 많다.
INS와 FBI는 이 박사의 스파이 혐의를 뒷받침할만한 구체적인 증거를 확보했다고만 밝히고 관련 혐의내용을 공개하지도 본인에게 통보하지도 않았다.
그는 현재 영주권을 얻지 못한채 가족과 함께 휴스턴에서 살고 있어 사실상 불법체류자인데도 당국에서는 그를 추방하기 위한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다.
이 박사는 일본에 있을 때 조총련계 한국인 과학자단체와 관련을 맺은 점과 북한에 살고 있는 형을 만나기 위해 입북한 경험 등이 스파이용의자로 몰린 결정적 계기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자신이 안보상 위험한 인물이라면 어떻게 미국입국이 허용됐으며 더구나 신원조회가 철저히 요구되는 NASA의 일을 할 수 있었겠느냐고 항변하고 있다.
한때 그가 캐나다와 무역을 할 수 있도록 보증해준 INS도 그가 요주의 인물 리스트에 올라있지 않았다고 시인했다.
결국 그가 간첩으로 몰리게 된 결정적인 요인은 대북한 스파이활동을 해달라는 CSIS와 FBI의 요구를 거부했기 때문이라고 그는 보고 있다.
그는 미국과 캐나다 정보기관을 위해 일해달라는 부탁을 받고 『나는 과학자이기 때문에 그같은 임무를 맡을 수 없다』는 답변으로 거절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휴스턴 ap="연합">휴스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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