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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주 김윤환의원/빨라진 정치행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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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주 김윤환의원/빨라진 정치행보

입력
1993.08.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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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독대·계파모임등 바쁜 나날/“개혁정국서 구 여권 중용될 날 온다”/대구 보선 「TK 반발정서」 진무 앞장새정부 출범후 조용한 운신을 계속해온 김윤환의원이 서서히 기지개를 켜고 있다.

지난 3일 낮 여의도 63빌딩의 한 음식점에는 김 의원을 비롯,민정계 전 현직 의원 10여명이 조촐한 모임을 가졌다. 김종호 정책위 의장,신경식 총재비서실장 등 당직자들의 모습도 보였다. 이른바 신민주계로 분류되는 인사들이다. 김 의원의 초청으로 마련된 자리였다. 허주계(허주는 김 의원의 아호)로서는 실로 오랜만의 만남이었다. 지난 대선직후 김 의원의 초청모임에 60여명이 참석했던 것에 비하면 격세지감이 있었다.

김 의원의 「실력」이 불과 10여명의 정치인을 모으는데 그칠 정도는 물론 아닐 것이다. 아직은 대규모 모임을 가질만한 때가 아니라는 판단에서 허주계의 핵심인사들만 초청됐다고 봐야 한다.

이보다 한달 앞선 지난 7월3일 김영삼대통령은 김 의원을 청와대로 초청해 단둘이서 오찬을 함께했다. 2시간 이상 계속된 두사람의 만남에선 대구지역의 정서를 비롯,보궐선거 문제 등 각종 현안들이 폭넓게 거론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독대로부터 허주계의 최근 모임까지 한달여 기간은 민자당내에서 완만하면서도 무시할 수 없는 기류변화가 감지된 시기였다. 민주계만으로 개혁정국을 끌어가기에는 인적자원이 너무 부족하다는 지적과 함께 민정계 출신의 중용가능성이 설득력있게 제기됐다.

이런 상황속에서 김 의원의 활동반경이 꾸준히 확대돼왔다는 사실은 주목할만하다.

김 의원은 청와대 독대후 1주일 정도 지난뒤 김종필대표와 점심식사를 함께 했다.

같은날 저녁 김 의원은 중국에서 돌아와 각 계파와 활발한 접촉을 벌이고 있던 최형우의원을 만났다. 당의 화합이 특별히 강조되던 시점이었다.

이후 김 의원은 대구 보궐선거에 온몸으로 뛰어들었다. 지역구(군위·선산)가 대구 인근이라는 이유도 있지만 대구·경북지역에선 여전히 김 의원의 영향력이 건재하다는 당지도부의 판단 때문이기도 했다.

김 의원은 매일 선거지역의 각 협의회를 순회하며 TK 반발정서 진무에 주력하고 있다. 이번 선거에서 김 의원의 역할이 어느 정도일지 예단하기는 어렵지만 선거운동을 실무적으로 책임지고 있는 대구·경북지역 사무국장들은 정당연설회에 이 지역 어느 의원보다 김 의원이 나오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한다.

김 의원은 지난 4월30일 한달여의 해외여행직후 한일 의원연맹 회장자격으로 주한 일본특파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자신을 「기득권세력」으로 규정하면서 개혁옹호론을 폈다. 그러면서도 김 의원은 『지금은 개혁하는 시점이지만 개혁만으로 5년을 통치할 수는 없을 것』이란 말로 자신을 포함한 여권의 구 세력이 다시 중용될 것이라는 기대를 함께 내비쳤다. 『과거 국가경영의 경험이 있는 TK가 다시 중용될 날이 올 것』이라는 「대망론」이 김 의원의 TK 설득용 논거였다.

김 의원은 그러나 여전히 조심스럽다. 기지개를 켜는듯한 모습을 보이면서도 외부에 노출되기를 극히 자제하고 있다.

김 의원측은 최근 한달여기간중 「허주」의 항로를 특별한 시각으로 바라보지 말아달라고 주문한다. 일련의 활동들은 각각 다른 동기에서 촉발된 별개 사안일뿐 일정한 시간표속에 계획된 것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김 의원은 8월 한달을 바쁜일정으로 채워놓고 있다. 대구 보궐선거가 끝나면 곧바로 일본으로 날아가야 한다.

9월1일부터 서울서 열리는 한일 의원연맹 전체회의를 준비하기 위해서이다. 일본의 정국변화로 할 일이 더 많아졌다. 자신에 쏠린 시선을 한일 의원연맹 회장직이라는 중립적 역할로 돌리기 위해 스스로 바빠지고자 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상황이 달라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많은 민정계 의원들은 새정부 출범초기의 「싹쓸이론」이나 「물갈이론」이 이제는 힘을 잃었다고 생각한다. 재기를 노리는 것이다. 허주가 자신의 호인 빈배에 무엇을 채워갈 것인지가 주목된다.<정광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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