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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소카와 일본」의 출범(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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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소카와 일본」의 출범(사설)

입력
1993.08.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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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국회가 비자민·비공산 7개 정당이 추대한 일본신당의 호소카와 모리히토(세천호희) 대표를 총리로 선출,38년동안 계속됐던 자민당 일당지배체제를 마감했다.호소카와 정권의 출범은 자민당과 사회당의 보혁 양당체제의 종지부와 함께 전후세대인 신보수세력의 등장을 의미하기도 한다.

호소카와 정권은 안보·외교 등 대외정책에 대해선 자민당정권의 정책을 계승할 것을 다짐하고 있기 때문에 단기적으로는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신생당의 하타 쓰토무(우전자) 대표나 비자민 연립정권의 막후 실력자인 오자와 이치로(소택일랑) 등이 전후정치의 청산과 함께 경제대국에 알맞는 정치대국론을 주장하고 있어 장기적인 면에선 대외정책의 변화가 예견된다.

이들 신세대·신보수 정객들이 내세우는 「전후정치의 청산」이란 결국 맥아더 사령부가 만들어준 지금의 평화헌법을 개정,무장할 수 있는 길을 열어 놓자는 것과 유엔헌장에 있는 「적국조항」을 삭제하여 유엔의 상임이사국이 되자는데 있다.

또한 호소카와 총리 당선자는 국회에서 「과거 전쟁에 대한 책임과 사과」를 명확히 하자고 주장하고 있으며,도이(토정다하자) 중의원 의장은 한발 더 나아가 종군위안부 등 전쟁피해자에 대해 보상까지 해야 한다고 천명하고 있다. 이들 전후세대 정치인들이 이처럼 과거의 잘못을 솔직히 시인하고 반성하자고 적극적으로 나오는 것은 과거 자민당의 태도와 다른 좋은 점이지만 일본의 전후세대가 저지른 과오에 대한 멍에를 더이상 지고가지 않겠다는 속셈이 깔려있다는 점에서는 문제가 된다.

요컨대 비자민 연립정권은 과거는 과거대로 청산한뒤 경제력 만큼의 군사력으로 국제정치무대에서 영향력을 행사하겠다는 「일본대국론」을 내세우고 있는 것이다. 원칙론으로 말하면 이를 신보수주의자의 「일본대국론」에 우리가 왈가 왈부할 필요가 없지만,이같은 보수회귀가 과거 이웃나라를 침탈했던 군사강국으로 다시 치닫는 결과가 되지 않을까 걱정하게 된다.

또 한가지 우려되는 것은 비자민 연립정권의 취약성이다. 부패한 자민당 정권에 대한 일본 국민의 염증에 따라 우선 비자민·비공산 7개 정당 연립정권이 들어섰으나 앞으로 당파간에 정책을 어떻게 조정해 나갈 것인지의 문제가 산적해 있다. 연립정권의 구체적인 정책결정 과정에서 각 정파간의 이견이 자주 노출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점에서 호소카와 정권의 단면을 점치는 사람이 없지 않다. 그러나 우선 자민당이 이루지 못한 정치개혁을 위해 현행 중선구제도의 소선거구 비례대표제로의 개정과 정치자금의 공개 등은 강력히 추진될 것이다.

정부는 이웃 일본의 발빠른 개혁에 주목,적절한 대응책을 세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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