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엑스포 개장 첫날 예상만큼의 큰 혼잡은 없었지만 전시관별 관람객 편중현상은 극심했다.입장객의 3분의 1이나 되는 어린이들은 한결같이 인기전시관으로 부모들의 손을 잡아끌었다. 이들에게 인기전시관이란 우주선 쾌속자동차 등 주로 탈 것이나·놀이기구가 있는 기업관들이다.
처음 소개되는 이 신기한 것들을 관람하기 위해 어린이들은 2∼3시간 기다리는 고역도 마다하지 않았다. 시뮬레이션을 이용한 우주탐험관의 우주항공선을 타보려고 5백m나 줄을 서고 자기부상열차관은 개장 30분만에 6백장의 입장권이 동나버렸다.
자동차관앞에서도 어린이들은 비를 맞으면서 끈덕지게 기다리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12개의 정부 및 관련기관들의 전시관은 비교적 한산했다. 자원활용관(상공자원부) 전기에너지관(한국전력) 자연생명관(담배인삼공사) 등은 기업관에서 기다리다 지친 어린이들이 이따금 찾아 대조를 이뤘다.
그러나 차분히 돌아보면 이곳이야말로 어린이들에게 더없이 소중한 곳이라는걸 알게 된다. 모두가 학교에서는 도저히 마련할 수도 가르칠 수도 없는 생생한 내용들이 다양한 방법과 시청각자료·실험기구로 전시돼있다.
자원재생관의 경우 에너지의 변천,생활속에서의 에너지절약 등이 퀴즈 컴퓨터장치를 통해 소개되고 있어 그야말로 「산교육」을 체험할 수 있게 해놓았다. 어쩌면 이곳이야말로 21세기의 지구를 떠맡을 어린이들이 반드시 먼저 보아야할 곳이기도 하다.
여름방학동안 전국국민학교 교사들이 『꼭,엑스포를 가보라』고 숙제를 낸 것도 이 때문인지 모른다.
대전엑스포는 올림픽과는 다르다. 보고 즐기는 곳이 아니라 보고 배우는 「교육의 장」도 된다. 그러나 어른이나 어린이나 그런 생각을 하는 모습은 보기 드물었다. 아무리 조직위가 「교육의 장」임을 외치고 분산관람을 유도해도 소용이 없었다.
노트와 연필을 갖고 온 어린이를 찾아보기 어려웠고 부모들도 그것을 전혀 개의치 않았다. 어린이들이 이끄는대로 따라만 다니는 부모들의 모습이 빗속에서 더 안쓰럽게만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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