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리브소국·아주 18개국 대거 참가 눈길/환경과학기술 발전 공존모색의 장될듯대전엑스포93은 세계인류가 한데 어우러져 현재의 발전상과 문명수준,나아가 미래에 대한 비전을 펼쳐 보이는 「지구촌 한마당축제」이다.
7일 개장하는 대전엑스포에는 한국 등 1백8개국 33개 국제기구가 참가해 엑스포 사상 최대의 성황을 이루고 있다. 본격적인 엑스포행사로 기록된 86년 밴쿠버(캐나다)엑스포에 참가했던 54개국의 꼭 2배에 달하는 규모이다.
종합박람회였던 92년 세비야(스페인)엑스포와 참가국수에서는 동수이지만 참가국제기구수는 세비야의 28개보다 5개 기구가 더 참여했다. 이 때문에 대전엑스포는 엔트리상 종합·전문박람회를 통틀어 엑스포 사상 최대규모라는 기록을 세우게 됐다.
대전엑스포는 양적 규모뿐 아니라 참가국 면면이 다채롭다. 남태평양 미니국가인 키리바시에서부터 선진 7개국(G7)까지 5대양 6대주로부터 온 각양각색의 국가들이 참석해 내실을 기하고 있다.
1백8개 참가국들을 지역별로 분류하면 아시아에서는 한국을 비롯,일본 중국 인도네시아 등 27개국이 참가했다. 특히 새롭게 관계를 정상화한 베트남이 참가해 꾸민 개별전시관은 양국간 우호증진에도 큰 활력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남·북미주에서는 미국 캐나다 브라질 등 22개국이 참여했다. 이 가운데 세인트루시아 앤티가바부다 등 생소한 이름의 카리브연안 소국들이 선보일 고유의 문화와 풍물은 엑스포만이 지닌 매력을 한껏 발산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영국 독일 프랑스 등 서구 15개국들은 개별 국가전시관뿐 아니라 이들중 12개 회원국으로 구성된 유럽공동체(EC)만을 별도로 설치해 단합을 과시하고 있다. 독립국가를 형성하는 로마교황청이 바티칸관을 마련한 것도 이채롭다.
시장경제로의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는 동구권도 17개국이 대거 참가했다.
옛 공산종주국 러시아가 최대의 열의를 보이는 가운데 구 소련에서 분리된 공화국들은 CIS 공동관에 함께 자리했다. 체코와 슬로바키아는 최근 「벨벳이혼」을 단행했지만 한 전시관을 양분한채 나란히 들어서 눈길을 모은다.
중동권에서는 사우디아라비아 이집트 요르단 이란 등 9개국이 참여했다.
특히 지역맹주인 사우디와 이란이 국제관 한복판 광장쪽에서 서로 3백평의 대형전시관을 꾸미고 선의의 경쟁을 펼치는 모습도 「화합과 만남의 장」인 엑스포의 매력중 하나다.
대전엑스포의 특색중 하나는 아프리카권의 대거 등장. 나이지리아 카메룬 케냐 등 18개국이 참여했다. 앙골라와 부룬디는 개막을 불과 20여일 남겨놓고 엑스포에 참가해야겠다고 통보해 조직위를 당혹스럽게 했다.
이처럼 많은 국가가 참가하게 된 배경은 국내외적 요인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조직위측은 엑스포 사상 처음으로 개발도상국에서 개최한다는 사실이 선진국뿐 아니라 그동안 엑스포 참여를 주저해왔던 개도국·후진국의 참가의욕을 불러일으킨 것으로 풀이했다.
또 대전엑스포가 슬로건으로 내건 「환경을 고려한 과학기술의 발전」이란 주·부제가 많은 국가의 공감대를 형성했다는 지적이다.
대전엑스포는 리우환경회담을 통해 고조된 환경위기론에 대한 대안과 해결책을 제시하고 모색하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국내적 요인으로는 새로운 문민정부 출범을 통해 부드러워진 대외이미지를 꼽을 수 있다. 과거 권위주의 정권에 대해 반감을 지닌 많은 국가들이 친선우호를 앞세워 참여했다.
다소 벗어나는 예이지만 원래 불참을 밝혔던 미국의 태도변경도 이 범주에 속한다. 의회의 견제로 불참 방침을 굳혔던 미국은 클린턴 새정부가 들어서며 한국과의 새로운 결속,김영삼 정부에 대한 확고한 지지를 표시하기 위해 클린턴 대통령의 결단으로 참가를 결정했다.
또 엑스포 사상 최대규모인 28개 산하기구를 가진 유엔이 참가해 대전엑스포의 진가를 높였다. 한빛탑을 가운데 두고 우리의 정부관과 마주 보이는 평화우정관에 들어선 유엔관은 「새로운 도약에의 길」을 모색하는 우리의 신장된 국제적 지위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대전=윤석민기자>대전=윤석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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