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백8개국의 축제인 대전 세계박람회가 오늘 화려한 막을 올린다. 국제무역산업박람회 조직위원회를 설립한 89년 3월부터 4년4개월의 준비끝에 개회식을 갖는 것이다.엑스포 사상 최대규모인 1백8개국(한국 포함)이 대전에서 오는 11월7일까지 석달동안 벌이게 될 축제는 「새로운 도약의 길」을 주제로 하고 있다. 전통기술과 현대과학의 조화라는 부제는 새로운 도약의 가능성을 전통과의 대조를 통해 짚어보자는 뜻을 담고 있다. 또한 자원의 효율적 이용과 재활용이라는 문제의식을 통해 현대문명이 안고 있는 자원과 환경의 낭비 파괴를 해결해 보자는 의지를 담고 있다.
그만큼 대전 세계박람회는 첨단과학과 기술을 중심으로 하면서도 다양한 내용을 보여주고 있다. 국제 전시구역 11개관과 상설 전시구역 16개관에서 사람들은 로봇과 우주선을 체험하고,고려시대 로켓과 태양전지로 움직이는 거북선을 보게 된다.
또한 미국의 우주선과 러시아의 우주정류장이 내일을 보여준다면,자기부상열차나 전기자동차는 우리가 당면한 과학기술전쟁의 현주소를 알려줄 것이다.
산업박람회와 달리,이번 대전 세계박람회는 기본적으로 내일을 준비하는 교육과 계몽에 큰 뜻이 있다. 아마도 2조원대로 짐작되는 막대한 국가자원이 투입된 이번 박람회가 성공하기를 기대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러나 그 규모가 큰 만큼 앞으로 걱정되는 문제도 많다. 우선 주최측은 석달동안 연인원 1천만명의 관람인파를 예상하고 있다. 이러한 숫자는 전국의 전가구에서 적어도 한사람은 박람회 구경을 할 것임을 뜻한다.
대전을 핵으로 하는 전국의 교통망과 박람회장 일대의 숙박시설,그리고 무엇보다도 좁은 박람회장에 한꺼번에 몰릴 인파의 관리가 걱정이다. 21세기를 내다보는 박람회답게 모든 집행이 순조롭기를 기대하고 싶다.
물론 주최측의 치밀하고 유연한 대회운영이 중요하지만,21세기를 체험하겠다는 관람객의 의식과 공중도덕도 중요하다. 「구경」에만 집착해서,시민으로서의 규율을 잊는다면 박람회에 참여하는 의미는 사라질 것이다.
올림픽이 국제적 축제였다면,이번 대전 세계박람회는 인류의 내일을 걸고 펼쳐지는 축제라고 할 수 있다. 그에 걸맞는 운영과 참여로 세계시민으로 부끄럽지 않은 성공을 거둬야 할 것이다.
최대규모인 1백7개국이 이번 박람회에 달려온 것도 한국의 잠재력에 대한 기대가 그 만큼 크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과거 세계 정상급의 과학·기술 유산을 물려받았던 만큼,우리는 이번 대전 세계박람회가 반드시 좋은 성과를 거둬야 한다고 믿는다. 그래서 한국의 21세기를 보여주는 창구가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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