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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다푼 광복의 한 이젠 푸소서”/임정 선열 5위 봉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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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다푼 광복의 한 이젠 푸소서”/임정 선열 5위 봉환

입력
1993.08.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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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구연도 시민들 숙연/북받친 유족들 기쁨의 눈물/민족정기·정통성 “살아났다”이역타향에서 망국의 한을 품고 숨져간 상해 임정요인 5위의 유해가 꿈에도 그리던 고국에 돌아온 5일 국민들은 『민족정기의 정통성을 살릴 수 있게 됐다』며 선열들의 귀환을 경건한 자세로 맞았다. 유해가 김포공항에 도착한뒤 봉영식이 끝나고 동작동 국립묘지로 옮겨지는 연도에서는 운구차량을 향해 절을 하는 노인과 손을 흔들거나 박수로 환영하는 시민들의 모습이 눈에 띄었다.

시민들은 『이번 봉환조치를 계기로 앞으로 해외 선열들의 유해를 계속 국내에 모셔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선열 5위의 유해는 이날 상해에서의 천묘식,김포공항에서의 봉영식,동작동 국립묘지에서의 봉안식 등 3가지의 식을 거쳐 영현봉안관에 봉안됐다.

▷천묘식◁

【상해=이충재기자】 이날 상오 9시30분부터 30분동안 상해 송경령릉원에서 거행된 천묘식은 엄숙하면서도 유해를 고국으로 봉환하는 행사여서 밝은 분위기속에 진행됐다.

특히 당초 예정과 달리 태극기가 국화꽃으로 꾸며진 3단 규모의 제단옆에 게양되고 애국가가 녹음테이프로 연주돼 이국땅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였다.

참석자들중에는 현지 동포 20여명이 가족단위로 나와 행사를 끝까지 지켜봤으며 어린이들은 『위인전에서 읽었던 분들』이라며 한국인이라는 사실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묘역부근의 상해 주민들도 관심있게 지켜보았다.

▷봉영식◁

하오 1시10분께 김포공항에 도착한 선열 5위의 유해와 영정은 수도방위사령부 군악대의 「고향의 봄」 연주가 울려퍼지는 가운데 국방부 의장대의 「받들어 총」 구령속에 입국장을 통과,「세워 총」 구령으로 봉영식장으로 입장했다.

하오 2시부터 공항 제2청사 귀빈주차장에서 유족 광복회 회원 등 2백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봉영식은 30분간 엄숙한 분위기속에서 거행됐다.

임정 선열 5위 봉환 국민제전위원회(위원장 황인성 국무총리)가 주관한 봉영식은 고인에 대한 경례,헌화 및 분향,봉영사,묵념순으로 진행됐다.

황인성 국무총리는 봉영식에서 「민족혼을 일깨우셨던 박은식선생님」 「…독립운동단체의 대동단결을 위해 애쓰셨던 안태국선생님」 등 선열 5위의 업적을 일일이 치하하며 10분 가량 봉영사를 낭독했다.

유족들은 한결같이 기쁨의 눈물을 흘렸는데 박은식선생의 며느리 최윤신씨(77)는 『눈물밖에 안나온다. 돌아가신 영감(박시창 전 광복회장)의 소원이 풀어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규식선생의 외손자 민영수씨(73)도 『기쁘고 자랑스럽다』고 말했으며 노백린선생의 손자 노영훈씨는 『이 일이 통일의 길로 이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운구·연도◁

봉영식이 끝난 하오 2시30분께 선열 5위의 영정,훈장,옥함은 각각 소형 지프 15대에 나뉘어 모셔져 동작동 국립묘지로 향했다.

운구차량은 경찰 순찰대의 국빈용 의전차량 서울2 후3150호 캐딜락승용차를 선두로 선열의 영정과 훈장,유해를 각각 모신 군용지프 15대,유가족 등을 태운 버스 5대의 순으로 출발했다.

박은식선생의 영정을 맨앞으로 한 유해 운구차량은 선열 1위당 영정과 훈장,유해를 각각 모신 지프 3대씩 짜여졌으며 지프마다 흰 광목천을 2개씩 앞뒤로 둘러 엄숙한 모습이었다.

▷봉안식◁

하오 3시4분께부터 1백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봉안식은 장기욱 민주당 의원,이충길 봉환단장(보훈처차장)이 먼저 분향된뒤 유족 30여명이 묵념하는 것으로 20분만에 끝났다.

유족들의 묵념도중 전주에서 2남4녀 등 가족 30여명과 함께 전세버스로 서울에 온 김인전선생의 딸 김설영할머니(89)는 소복을 입은채 감회에 북받친듯 흰손수건으로 계속 눈시울을 닦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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