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도 77에베레스트 원정대장/“등정” 쾌보에 현지까지 와 격려/대원들 숨졌을땐 장례 도맡아에베레스트산 기슭에서 한설에 얼고 땀에 절은 대원들을 끌어안고 감격의 눈물을 흘리신게 엊그제 같은데…』 우리나라 최초로 세계 최고봉 에베레스트 정상에 올랐던 77한국에베레스트원정대 김영도대장(68·전 대한산악연맹회장)은 고 장강재회장의 영결식이 치러진 4일 산악인들에게 베푼 고인의 큰 뜻을 기리며 한동안 말을 잇지못했다.
김 대장은 특히 선친 타계후 34세의 젊은 나이에 한국일보사의 경영을 맡아 동분서주하면서도 원정대의 뒷바라지에 소홀함이 없었던 고인의 자상한 인품이 생생하다고 울먹였다.
김 대장은 장기영 창간발행인의 타계로 원정계획 자체가 무산될 위기에 빠졌던 77년 6월무렵 장 회장을 처음 만났다.
식량 의료 통신 수송 등 막대한 자금이 필요한 에베레스트정복 지원에 선뜻 나서는 이가 없던 시절 쾌히 지원을 약속했던 선친의 뜻을 잇기 위해 장 회장은 김 대장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장 회장은 김 대장의 불안감을 첫 대면에서 씻어주며 『기필코 정복에 성공해 온국민의 성원에 보답하자』고 격려했다.
장 회장은 원정직전 고상돈대원 등 원정대 18명의 손을 일일이 잡아주며 『어떤 난관도 극복하고 젊은 한국산사나이들의 기개를 떨치자』고 용기를 북돋았다.
원정대가 장도에 오른뒤 현지 소식을 애타게 기다리던 장 회장은 9월15일 역사적인 정상정복 소식을 듣고 곧 바로 현지로 달려갔다.
장 회장은 베이스캠프에서 피부가 타서 벗겨지고 수염이 멋대로 자란 텁수룩한 대원들의 얼굴을 비비며 감격의 포옹을 나눴다.
장 회장은 또 정상에 오른 고상돈대원은 믈론 18명 전원의 건강상태를 살핀후 한명도 병에 걸리지 않은 것이 확인되자 『국민들의 성원덕』이라고 말했다.
카트만두 안나푸르나호텔에 여장을 푼 장 회장은 대원들을 초청,손수 가장 값진 선물을 주었다.
역사적인 등정을 세게에 알리고 공인받을 수 있는 「현장사진」을 애타게 기다려온 대원들에게 임시취재본부에서 현상·인화한 태극기가 선명한 사진을 건네준 것이다.
김 대장은 또 79년 5월 북미의 최고봉인 매킨리봉 정복에 성공하고 하산하다 숨진 고상돈·이일교대원의 비보를 접한뒤 침통해 하던 장 회장의 모습을 안타까이 회고했다.
장 회장은 대원들의 사고를 가족의 일처럼 여기며 시신운구,장례 등을 도맡아 아픔을 함께 했다.
에베레스트 정복의 감격을 가슴 깊이 간직하고 있는 김 대장은 『산사나이들의 기쁨과 슬픔을 함께 한 고인의 빈자리를 누가 채워줍니까』라고 망연자실했다.
육사교수,9대 국회의원 등을 지낸 김 대장은 76년부터 4년간 산악연맹을 이끌며 에베레스트원정대장,북극탐험대장 등으로 활약했고 현재 등산연구소 소장을 맡고있다.<이종수기자>이종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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