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염된 몸 조상의 땅 맑은 공기에 씻고/역사유적지 돌며 민족혼·동포애 함께7년전의 체르노빌원전 폭발사고로 피해를 입은 한국계 청소년들이 한달간 치료와 휴양을 위해 6일 고국땅을 밟는다.
드미트리 킴,엘레나 리,폴리나 윤 등 조상의 성씨를 가진 10∼17세의 한인 4·5세 청소년 42명(남 19·여 23명)이 우크라이나계 피해청소년 10명(남7·여3명) 교사 등 인솔자 8명과 함께 한국선명회(회장 이윤구박사·64)의 초청을 받았다.
이들은 9월5일까지의 방학기간에 원자력병원,대덕 원자력연구소에서의 검진과 함께 대전엑스포 관람,경주 등 역사유적지 방문을 하게된다.
하지만 주된 일정은 휴양이다. 용평과 설악산 대관령 등지에서 민박도 하며 오염되지 않은 조상의 나라 공기를 호흡하고 뛰어노는 것이 바로 치료다.
『체내에 침투·축적된 오염물질은 의학적으로 단시일내에 완치되기 어려우나 좋은 환경,깨끗한 지역에서 마음껏 뛰어놀며 치료·휴양할 경우 오염물질이 자연배출되면서 인체가 정화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판명됐습니다』
이윤구 선명회장은 전문가들의 말을 빌려 청소년들의 경우 한달정도 환경이 좋은 곳에서 요양하면 체내에 축적된 핵오염물질의 65∼70%가 감소된다며 이들의 초청목적을 설명했다.
현재 우크라이나 거주 한인동포들은 8천여명. 이들중 3백여가구 1천여명이 86년 4월26일 사고당시 핵오염지역에 거주했다.
당시 세살배기에서 10세까지의 어린이들이었던 이번 방한청소년들에 대한 별도 측정결과는 없지만 주피해지역인 키예프시 18개 국민학교 유치원 어린이들에 대한 영양상태 측정결과는 아찔하다.
적정요구량에 비해 평균 단백질 70% 지방 50% 탄수화물 45% 칼슘 72% 비타민B 50% 비타민C 40%가 부족하다.
지난해 이 도시의 유아사망률은 1천명당 2백38명. 사고전인 85년의 1백45명과 비교하면 2배에 가깝다.
우크라이나 한인협회는 구 소련의 몰락과 우크라이나의 독립,한국과의 국교수립 이후 그간 치료조차 제대로 받지못한 한인피해자들의 치료·요양을 3월25일 외무부에 요청해왔고 한국선명회가 민간차원에서 나섰다.
6월6일부터 13일까지 현지를 방문했던 이 회장은 『핵오염 어린이들이 수용된 아동병원,초청대상자들의 가정방문에서 피해 청소년들과 부모들의 동포애에 대한 기대와 감사를 읽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사고이후 세계 각국 정부와 적십자사 등 민간단체는 자국교민 초청사업 등을 펴왔다. 북한도 91년 한국계 청소년 50명을 초청,금강산에서 요양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81년 8월 체르노빌 사고 피해청소년 1백7명이 17회 젬버리대회 참석차 5일간 방한하기도 했으나 한국계 청소년들의 모국방문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선명회측은 『한인청소년 초청은 치료·휴양뿐만 아니라 해외에서 소수민족으로 한국인의 민족혼을 이어가고 있는 교포들에게 우리역사와 문화를 인식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결연사업 등 피해 한인들을 위한 장기적인 계획도 고려중이라고 밝혔다.<하종오기자>하종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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