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기 속성과외 기승/탐구부문 과목중심 성행/“기본원리 이해노력 중요” 무용론 많아오는 20일 첫 실시되는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암기학습을 위주로 한 단기속성과외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수능시험은 종전의 대입학력고사와 출제내용이 달라 단기간의 암기학습으로 좋은 성적을 내기가 어렵지만 1점이라도 더 따려는 수험생들의 초조한 심리는 과외단가의 상승을 부채질하고 있다.
수험생들이 특히 주력하는 것은 언어 외국어 수리·탐구 등 3가지 영역중에서 그래도 암기로 성적을 올릴 수 있는 탐구부문. 이에따라 화학 물리 생물 등 과학과목을 중심으로 주 2회 2시간에 과목당 1백만∼1백50만원을 내는 고액과외가 번지고 있다.
수험생·학부모들에게 인기가 있는 과외교습자는 아마추어일 수 밖에 없는 대학생들보다 유명학원의 강사나 강남 8학군의 현직교사들.
올해 봄 H학원으로 학원을 옮긴 S대출신 강사 김모씨(40)는 1인당 1백만원을 받고 있는데 『얼마 안남았지만 집중지도를 하면 수능시험에서도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말한다.
학원강사나 현직교사들은 과외교습이 금지돼 있어 수강료에 위험수당이 추가되게 마련인데 서울 모고교의 한 교사는 주 2회 2시간씩 가르치고 1백50만원을 받고 있다.
이들이 주로 사용하는 교재는 국립교육평가원이 7차례 실시한 실험평가중 출제방향이 잡힌 5∼7차 평가문제의 유형을 토대로 만든 문제지. 암기력을 바탕으로 최대한 문제를 빨리 풀 수 있도록 적응력을 키워 주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과외교습자들은 기존 학력고사 문제와 수능시험이 요구하는 모범답안을 비교하면서 실험평가 문제 등을 프린트해 마지막 총정리를 되풀이 하고 있다.
학원강사 조모씨(34)는 『언어영역의 경우 공통적인 현상은 지문을 길게 내는 것』이라며 『시간이 촉박해 학원문제집을 반복 숙달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암기위주의 과외학습이 큰 효과를 내지 못할 것이라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서울 대영고 권병규교사(36)는 『시험이 다가올수록 학생들이 초조해 하는 것은 당연하나 모든 수험생이 똑같은 조건』이라며 『그렇다 하더라도 문제풀이의 기본원리를 이해하려 노력하는 것이 수능시험의 성격상 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대 백충현 교무처장은 『수능시험의 취지는 대학에서의 수학능력을 측정하고 고교교육을 정상화하자는 것』이라며 『단순암기나 문제풀이 위주 학습은 조금만 출제유형이 바뀌어도 적응하지 못할 위험성이 있다』고 경고했다.<조상욱기자>조상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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