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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인길 총무수석(청와대 입성 5개월/참모들의 요즘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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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인길 총무수석(청와대 입성 5개월/참모들의 요즘은)

입력
1993.07.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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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대통령 친인척 엄중관리 부패 차단/YS 성원인사 만나 일일이 감사 전달/「청와대밖 휴가」 진언… 일정짜기 분주홍인길 청와대 총무수석은 청와대에 들어가기 전부터 김영삼대통령의 「최고측근」이라고 불렸다. 김 대통령에게는 측근들이 많기도 하지만 그 가운데 단연 홍 수석의 키가 제일 크다고 해서 농담조로 붙여진 별명이다.

그러나 청와대에 들어온지 5개월여 지난 요즘 홍 수석은 명실상부한 최고측근으로 뒤에서 조용히 대통령을 「보필」하고 있다. 수석비서관 가운데 유일한 상도동 캠프 출신으로서 인간적 측면에서는 김 대통령과 지근거리에 있는,격의없는 사이이다. 상도동 캠프의 살림살이가 청와대 살림으로 규모가 바뀌었을뿐 홍 수석은 여전히 「김영삼의 사람」으로서 일하고 있다.

하지만 홍 수석은 맡고있는 업무의 속성탓인지 개인의 겸손함 때문인지 좀처럼 남앞에 나서는 일을 피하려 한다. 『참모나 비서나 모두 대통령 뒤에서 일하는 사람들이니 남들에게 자신을 드러내서는 안된다』는게 그의 지론이다. 그래서 인터뷰요청이 있을 때마다 홍 수석은 『독자들에게 뭔가 얘기될만한 것을 써야지 나같이 가치 없는 사람에 대해 쓴다는 것은 종이가 아깝다』는 농담으로 거절하곤 한다.

홍 수석의 이같은 자세는 주변에서 자신을 「실제」라고 보는 것을 의식한 탓도 있다. 김 대통령과의 오랜 인연을 두고 자신의 실세라고 부르는 것에 강한 거부감을 갖고 있다.

홍 수석은 『오래전 정치에서 「실세」니 「떠오르는 태양」이니 하는 말이 나도는 것을 지켜보았다』며 『이 모두가 다 허황된 것이고 금세 사그라들지 않는 경우를 못봤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홍 수석은 국정현안에 관해 가급적 간여치 않고 경우에 따라서는 관심조차 갖고 있지 않는듯한 자세를 취한다. 그러나 누구보다도 김 대통령을 잘 알고 또 가까운 곳에서 대화할 수 있는 그이기에 중요현안에 대해 대통령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느냐하는 「감」은 남다르게 빠르고 정확하다. 본인이 좀처럼 입밖에 꺼내놓지 않지만 대통령도 『인길이,이거 어떻게 생각해』라며 불쑥불쑥 홍 수석의 의견을 묻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요즘 홍 수석이 가장 신경쓰는 문제는 대통령의 차질없는 휴가일정.

대통령의 일상사를 모두 책임지고 있는 그에게 취임후 첫번째 맞는 「휴가나들이」는 큰 행사이고 이것저것 챙겨야할게 한두가지가 아니다. 휴가일정을 짜기에 앞서 홍 수석은 김 대통령에게 두가지를 다짐받았다고 한다. 첫째는 일주일을 꽉 채워 휴가를 다녀오라는 것이고 둘째로는 청와대 본관에서 머물며 휴가를 보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그래서는 지난 5개월동안의 고된 업무로 지친 아랫사람들이 마음놓고 쉴 수 없다는 「진언」을 드리고 승낙을 받아냈다는 것이다. 홍 수석은 아예 한술 더 떠서 청와대 비서실 근무자의 휴가계획까지 짜서 대통령 결재를 받았는데 『이는 이 기간에 휴가 해당자들은 찾지 말라는 의미』라고 말했다.

홍 수석이 맡고 있는 업무중 빼놓을 수 없는게 바로 김 대통령의 친인척관리. 과거 정권에서는 대체로 민정수석실에서 이 일을 맡았었으나 상도동을 가장 잘아는 그가 이 업무를 맡게 된 것은 제격이라 할 수 있다. 홍 수석 자신도 김 대통령이 이 일을 맡긴 뜻을 잘 알고 있다. 『5공이나 6공이나 모두 친인척으로 인해 대통령의 눈이 가려져 폐단이 생겼다』고 말하는 그는 대통령의 친인척이 더 이상 「성역」이 아님을 강조하고 있다. 그 예로 홍 수석은 지난 21일 사기죄로 기소된 김 대통령의 고종사촌 매제에게 검찰이 법정 최고형인 징역 10년을 구형한 일을 들었다.

홍 수석의 집은 경기도 분당이어서 러시아워에 걸리지 않으려면 매일 새벽 6시에 집을 나서야 한다. 30여분뒤 청와대에 도착하지만 아랫사람에게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곧바로 연무관으로 가 1시간 가량 운동을 하고 사무실로 향한다.

하지만 정작 홍 수석의 중요한 일정은 저녁부터 시작한다. 청와대에 들어온 이후 거의 하루도 빼지 않고 저녁 약속이 없는 날이 없었다. 오늘의 김영삼대통령이 있기까지,또 김 대통령의 개혁을 성원해주는 「장막뒤의 고마운 사람」들을 만나는게 그의 일이다. 『일일이 대통령이 다 만나서 얘기를 들어줘야 하겠지만 그럴수도 없으니 내가 할 따름』이라고 말하는 그는 아직도 YS를 위해 새벽부터 밤까지 뛰어다니는 「장사」이다.<신재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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