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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총선 준비 과도정권될듯/일 비자민 연립정권의 앞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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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총선 준비 과도정권될듯/일 비자민 연립정권의 앞날

입력
1993.07.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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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이견 심화땐 “단명”/각료배분 벌써 신경전지난 38년간에 걸친 일본 자민당의 일당통치가 드디어 막을 내리게 됐다. 일본의 비자민·비공산 7개 정당이 기본노선의 차이를 「소이」로 치부하고 정권교체라는 「대동」을 앞세워 연립정권을 구성키로 한 것이다.

일주일 정도면 자민당이 집권여당의 자리에서 쫓겨나고 「만년야당」으로 불리던 사회당을 비롯한 기존정당과 신생정당들이 정권을 장악하게 됐다.

비자민 7당은 대세의 흐름속에 벌써부터 각료자리를 놓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장관자리는 각당의 의석수에 비례하여 배분한다는 원칙에 7당은 합의했다. 70석으로 제1당인 사회당은 중의원 의장자리 획득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는데 11선의 다나베(전변성) 전 위원장과 9선의 도이(토정) 전 위원장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사회당에 배분될 요직은 6개 정도로 알려졌는데 중의원 의장자리를 차지할 경우,숫자에는 얽매이지 않겠다는게 사회당의 생각이다. 사회당의 입각후보로는 사토(좌등관수),구보 전 부위원장 등이 거론되고 있는데 외무·방위·문부 등의 자리는 타당에 넘어갈 것으로 보인다.

신생당(55석)은 외무·대장·관방장관 등 주요포스트 몇자리를 노리고 있어 양보다는 질을 우선시하는 인상이다. 그러나 각 부처에 영향력을 확보하기 위해 장관자리보다는 정무차관 자리에 많이 포진시킨다는 작전이다.

외무 건설 자리를 희망하는 공명당(51석)에선 이시다(석전행사랑) 위원장의 입각이 확실하며 민사당(15석)의 오우치(대내계오) 위원장이 방위청 장관을 맡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일본신당과 선구측에도 3자리가 배분될 것으로 알려졌는데 일본신당의 고이케(소지백합자)씨와 사키가케(선구)의 다케무라(무촌정의) 대표가 모두 자치성 관료와 지사출신이어서 자치성 장관이나 후생성장관설이 나오고 있다.

비자민 연립의 신정권은 우선 선거제도 개혁을 중심으로 하는 정치개혁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즉 선거관리 내각 또는 차기총선을 준비하는 과도정권이 될 것이 분명하다.

정치평론가들은 비자민 연립정권에 대해 3가지 시나리오를 전망하고 있다.

첫째는 연립내각에서 내부마찰없이 선거제도를 신속히 개혁하여 내년 4월쯤 총선을 실시한다는 것이다.

이 구상에 의하면 오는 9월부터 열리는 임시국회에서 현행 중선거구제를 일본신당과 선구측에서 제안했던 소선구·비례대표병립제를 채택하게 된다. 이어 내년 1월부터 열리는 국회에서 3월말까지 94년도 예산안(94년 4월∼95년 3월)을 처리하면 곧바로 4월이나 5월에 중의원을 해산,6월까지는 새제도에 의한 선거를 치른다는 것이다. 9월에 선거제도 개혁안이 통과되면 학자·관료 등 전문가들이현행 1백29개 중의원 선거구를 2백50개 선거구로 구획하는 작업에 돌입,객관적인 기준을 만들어 의원들이 선거구를 자신에게 유리하도록 만드는 소위 「개리맨더링」을 배제할 것으로 알려졌다.

두번째 시나리오는 비자민 연립정권내에서 정책문제를 놓고 내부갈등을 빚는 바람에 내각의 기능이 마비되어 도중하차하는 경우이다.

사회당은 자민당 정권교체라는 대의명분에 여타 정당의 정책의 일단 수용하기는 했지만 당내부에서 기존정책의 「일시 봉쇄」에 대한 불만이 고조되고 있어 언제 본색이 드러날지 모르는 상태다. 7당은 「외교안보문제 등은 현 정권의 정책을 계승한다」는 선에서 합의했으나 헌법·자위대·한반도정책·원자력발전소 문제·미일 안보문제 등에서 예상치 않은 현안이 생길 경우 사회당이 이를 쉽게 받아들이리라는 보장이 없다. 이미 자민당정권은 붕괴된데다 어차피 과도정권인 이상 사회당이 정책문제로 내부분열을 겪게 되면 중의원 해산을 택할 가능성이 많다는 분석이다.

비자민 7당은 당면 주요정책을 협의할 때 불황대책,미일 무역불균형 시정문제,유엔개혁추진,세제개혁문제 등 몇가지 점에서 타협이 이뤄지지 않아 앞으로 점진적으로 해결한다는 선에서 일단 접어두었다. 정치개혁이란 대명제도 연립의 필요조건은 되지만 충분조건은 될 수 없다는 점에서 정책상의 이견이 심화되면 7당 연립정권의 수명을 단축시키는 요인이 될 가능성이 크다.

세번째는 자민당의 방해전술로 국회가 제기능을 하지 못하는 바람에 해산될 소지도 있다.

38년간 정권을 유지해온 자민당은 의회 운영이나 정치기술면에서 「오합지졸」의 집합체인 신정권을 압도하고 있다. 자민당은 자신들의 장기를 발휘,9월의 임시국회에서 경기대책 등 경제문제를 중심으로 방해전술을 펴거나 신권의 아킬레스건인 외교안보 문제를 거론하며 공세를 취할 경우 연립정권은 이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가 어렵다는 분석이다.

이상의 3가지 시나리오중 어느 것이 적중하더라도 선거제도가 개혁되면 일본 정계는 또 한차례 개편의 바람이 불어닥칠 것으로 예상된다. 중선거구에서 소선거구제로 바뀔 경우 자민당은 당의 공천을 못받는 의원들이 속출,이들이 탈당하여 무소속으로 출마하거나 다른 정당을 결성할 것은 불문가지이다. 또 비자민측에서도 군소정당으로선 소선거구제에 적응할 수 없기 때문에 이해관계에 따라 이합집산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도쿄=이재무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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