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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도관광길 일가 6명 참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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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도관광길 일가 6명 참변

입력
1993.07.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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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의자 인수” 출장 경찰도 “불귀의 객”/외가 갔다오던 어린이,엄마·동생 잃어날벼락같은 여객기 추락사고로 불귀의 객이 된 66명 하나하나는 모두 끔찍한 생지옥을 겪었다.

그 중에서도 약사형제인 나정기씨(46·서울 구로구 오류1동 31의 5)와 홍기씨(37·경기 광명시 철산3동 241 주공아파트 1316동 302호) 양가는 일가족 9명중 6명이 희생됐다.

정기씨와 부인 강은걸(45),노모 최금식씨(73),아들 윤호군(15·개봉중3)이 숨졌고 홍기씨도 딸 윤혜양(7·국교1)과 함께 숨졌다.

3박4일 일정으로 홍도에서 여름휴가를 보내려고 비행기를 탔던 일가족 9명중 정기씨의 딸 윤숙양(17·영등포여고1),홍기씨 부인 원미숙씨(35)와 딸 윤선양(5) 등 3명만 「살아도 죽은 것 같은」 생존자가 됐다.

효도관광을 겸내 시어머니를 모시고 나섰다 참변을 당한 원씨는 병원에서 『비행기는 무서워』라고 칭얼거리는 윤선이를 끌어안고 몇번씩 실신했다. 윤숙양은 오는 8월10일 난생 처음 혼자 생일을 맞아야한다.

희생자들중에는 또 박봉과 격무에 시달리다 출장을 자원했던 서울 노원경찰서 조사1계 서창원경사(46)가 끼여있어 가족과 동료경찰들을 오열하게 했다.

서 경사는 사고전날 목포경찰서로부터 기소중지 사기피의자 안모씨(25·여)를 검거했다는 연락을 받고 『목포에서 학교를 다녀 사정을 잘 안다』며 출장을 자원했다가 변을 당했다.

68년 검찰에 투신,88년에야 보증금 4백만원·월세 7만3천원짜리 22평 공무원 임대아파트에 입주해 살던 서 경사를 동료들은 『드물게 검소하고 청렴한 사람』이라고 평했다. 유족으로 부인 김연자씨(45)와 3남1녀가 있다.

어머니·동생과 함께 비행기를 탔다가 혼자 살아남은 조시내양(12·목포남국교 5)에겐 이번 여름방학이 평생 잊혀지지 않을 끔찍한 기억이 됐다.

방학을 이용해 어머니 노용래씨(39·전남 목포시 보광동2의5),동생 희애양(9·목포남국교3)과 함께 서울 외가에 다녀오던 시내양은 끔찍스런 장면을 목도했다.

목포병원에서 팔골절을 수술받고난 시내양은 『창가에 있던 희애가 큰 물체에 깔리는 걸 보고 엄마한테 「희애가 죽을것 같다」하고 소리쳤어요. 하지만 엄마도 고개를 숙인채 피를 흘리며 말이 없었어요』라고 울부짖었다.

일본인 남편 다다 가오루씨(41)와 고향 목포에 왔다가 서울에서 남편을 전송한뒤 아들 다다 가치야군(2) 딸 다다 지야키양(5)을 데리고 다시 목포로 내려오던 재일동포 다다 준코씨(38·한국명 최순금)도 악몽같은 고향길이었다.

다다준코씨는 『옆자리에 딸과 아들을 앉히고 안전벨트를 매 주었는데 추락순간 딸이 튕겨나가 승객들 사이에 깔려 숨졌다』며 자신도 중상상태에서 계속 울부짖고 있었다.

또 희생자들중에는 생후 10개월난 정은지양 등 10명의 영·유아 및 어린이가 포함돼 있어 시체를 수습하는 주민들을 안타깝게 했다.

아비규환의 참사현장에서 여러곳의 병원으로 흩어진 생존부모와 아이들도 서로의 이름만 목놓아 부르며 생사를 정확히 모르는 참상이 27일까지도 이어졌다.<조상욱·여동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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